獨, 월 7만원 대중교통 무제한 티켓…예약 구매만 300만명

독일 전역의 근거리 대중 교통을 월 49유로(7만2000원)에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도이칠란트 티켓'이 1일(현지시간) 정식 판매됐다. 몰려든 구매자로 인해 티켓 판매 웹사이트는 종일 마비됐고, 교통공사 고객센터는 직접 티켓을 구매하려는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기차역에 설치된 도이칠란트 티켓 광고판. AP=연합뉴스

도이칠란트 티켓을 발행·운영하는 독일 교통회사연합(VDV)에 따르면, 이날 티켓 판매가 시작되자 구매자가 한꺼번에 몰려 독일 철도 서버가 오전 10시부터 다운돼 오후 4시까지 복구되지 못하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독일 철도는 "너무 많은 이용객이 동시에 티켓 구매 시스템에 접속한 결과"라며 "추후 다시 시도해달라"고 공지했다.

수도 베를린의 교통공사 고객센터에는 직접 티켓을 구매하려고 찾아온 고객들이 수백명씩 줄을 섰다. 지난달 20일부터 진행된 온라인 사전 예약으로 티켓을 구매하지 못한 이들이 정식 판매 첫날 한꺼번에 몰린 탓이다. 예약 구매자만 300만 명이다.

도이칠란트 티켓 구매자는 고속열차(ICE)와 도시 간 특급(IC)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내 교통 및 광역 전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요금 체계도 기존의 '개별 요금'과 달리 전국에서 통일된 가격이 적용된다. 기존에 독일에서 판매해온 대중교통 무제한 티켓은 지자체별로 판매했고 가격은 평균 72유로(10만6000원)였다.

VDV는 "지자체별 월정액권을 사용했던 1130만 명이 도이칠란트 티켓을 구매하는 데 더해, 560만 명의 신규고객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정부는 친환경 정책의 일환으로 도이칠란트 티켓을 도입했다. 정부는 대중교통 이용료를 낮추면 탄소 배출량이 많은 자가용 대신 기차·버스 등을 이용하는 인구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오늘부터 도이칠란트 티켓으로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쉽고 비싸지 않은 이 방법이 우리의 기후 목표 달성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정부는 1일(현지시간) 월 49유로에 근거리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도이칠란트 티켓 판매를 시작했다. AP=연합뉴스

독일 연방정부와 주 정부는 근거리 대중교통 지원을 위해 2025년까지 연간 15억 유로(2조2120억원)를 출연하기로 했다. 추가 비용에 대해선 연방정부와 주 정부가 절반씩 부담할 예정이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