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와이 상공 또 등장한 풍선추적…"당장 격추안해"

미 당국, 군사적·물리적 위협 없다고 판단

중국 정찰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해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빚은 지 2개월여 만에 또다시 정체불명의 풍선이 미국 영공에 등장했다. 이에 대해 미군은 배경 등을 추적 중이라고 밝혔으며, 다만 당장 격추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NBC·CBS방송 등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달 26일 태평양 하와이 부근 3만6000피트(약 11km) 상공에 떠 있는 풍선을 처음 탐지·관측했다.

미군과 연방항공청(FAA)은 미확인 레이더 신호를 감지하고 F-22 전투기 3대를 보내 물체를 확인했다. 해당 풍선이 군사적으로나 물리적인 위협을 제기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풍선은 주요 군사시설이나 핵심 방위 인프라 등을 침범하지 않았고, 통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항공 영역에도 위협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평가됐다.

기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이 풍선은 현재 미국 영공을 벗어나 멕시코 쪽으로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 국방부는 이 풍선에 대해 외국이나 적대세력의 조종을 받는 정황은 포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풍선이 중국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소유주를 특정하기 위해 계속 추적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군은 지난 2월 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상공에서 중국의 고고도 정찰풍선을 격추한 바 있다. 높이 60ｍ, 폭 36ｍ 정도의 열기구 모양의 비행물체였다.

미국은 풍선을 격추한 이후 중국이 군사정보 등을 캐내기 위해 자국 영공을 침범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단순한 민간 기상관측용 풍선이었으며, 미국의 풍선 격추가 과잉 대응이었다고 반발했다.

이같은 정찰풍선 문제가 부상하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해 미·중 정상회담 후속 조치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 일정을 취소하기도 했다. 미국은 중국이 5개 대륙, 40개국 이상에서 고고도 정찰풍선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준란 기자 loveways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