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의악동' 닉키리오스, 도난당한 테슬라 앱으로 추적

테니스 선수 닉 키리오스, 테슬라 도난당해
스마트폰 앱 통해 실시간 위치추적, 되찾아

'코트의 악동'으로 불리는 호주의 테니스선수 닉 키리오스(28)가 테슬라를 도난당했다가 차량과 연동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량을 무사히 되찾았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0분께 호주 수도 캔버라에 있는 키리오스의 집에 복면을 쓴 무장 강도가 들이닥쳤다.

강도는 자신을 '크리스'라고 소개하며 대문을 두드렸다. 강도는 노크 소리를 듣고 나온 키리오스의 어머니를 향해 총구를 겨누며 집 바깥에 주차된 키리오스 소유의 테슬라 열쇠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열쇠를 넘겨받았으나, 테슬라의 시동을 어떻게 켜는지 몰라 키리오스의 모친을 총으로 위협하며 작동법을 알려달라고 했다. 다행히 모친은 강도가 운전석에 앉으면서 총구를 다른 쪽으로 돌린 틈을 타 집 안으로 도망쳤다.

호주 테니스선수 닉 키리오스. [이미지출처=인스타그램]

집에 있던 키리오스와 그의 매니저는 어머니가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소리에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강도는 테슬라의 시동을 켜고 달아났으나, 키리오스는 테슬라와 연동된 스마트폰 앱을 통해 차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경찰에 알렸다. 키리오스는 도주하는 차의 최고 속력을 시속 80㎞로 제한하기도 했다.

이에 강도는 키리오스의 차를 훔친 지 16분 만에 캔버라 외곽지역에서 경찰에 포착됐다. 강도는 역주행까지 하면서 도주했지만, 차량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키리오스를 따돌릴 수 없었다. 결국 강도는 15분을 더 달리다 캔버라 교외의 한 스쿨존에서 차단막을 치고 기다리던 경찰에 붙잡혔다.

한편 키리오스는 코트 안팎에서 숱한 기행을 보여 '코트의 악동'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그는 경기하던 도중 "경기장에서 대마초 냄새가 난다. 나는 천식이 있다"며 강력하게 항의했고, 상대 선수 쪽으로 침을 뱉기도 했다.

이 같은 기행에 키리오스는 '코트의 악동'으로 낙인이 찍혔지만, '악마의 재능'으로도 불린다. 그는 19살이었던 2014년 윔블던 단식 16강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라파엘 나달을 3-1로 꺾고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