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B2B 계약하러 왔어요"… 전기차 中企 눈독 들이는 '이곳'
'전기차계 다보스포럼' 표방… 국내외 B2B 비즈니스 '성지'
"자율주행 기업들,외국기업들과의 컨택포인트를 찾기 위해 왔습니다. 개막 첫 날부터 이곳을 찾은 관계자들이 저희 업체와 컨택하고싶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B2B(기업간 거래)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2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IEVE)에 참가한 전기차 부품업체 관계자 A씨의 말이다. A씨는 지난해 IEVE에 참가해 여러 건의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올해 처음으로 참가부스를 꾸렸다. 2평 남짓의 작은 공간이지만 개막 첫날부터 A씨 업체와 컨택하고 싶다는 관계자가 생겼다.
A씨처럼 이날 IEVE에서 만난 업체 관계자들은 저마다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었다. 서울모빌리티쇼 등 웬만한 전시회, 박람회보다 부스 규모가 작고 볼거리도 많지 않지만 이 곳에 부스를 꾸린 업체들의 목표는 '전시'가 아니라 '영업'이었다.
전기차 배터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또 다른 업체 관계자 B씨는 "부스를 꾸미는 데에 크게 공을 들이지 않아도 이 부스를 찾는 사람들이 일반 시민 관람객이 아니라 전기차 업계의 관계자이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덜 된다"며 "우리 회사에 대한 소개와 어필을 할 수 있는 작은 공간만 마련되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일반 시민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올해로 10년을 맞는 국제전기차엑스포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표방한 비즈니스 엑스포다. 전기차에 관련된 주요 업체와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서로 인사를 하고,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인 셈이다. 누구나 알법한 완성차 업체가 부스를 꾸리지 않아도 10년째 수많은 관계자들로 붐빌 수 있는 비결이다.
IEVE의 핵심이 전시가 아니라 컨퍼런스에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이번 IEVE에는 벤처캐피털 120개사, 250명의 대표가 참석했는데, 참석자들은 원하는 주제의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업들의 사업 성과와 방향을 듣거나, 반대로 발표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관심이 가는 업체에 투자를 약속할 수도 있고, 기업들 간 사업 협력을 도모하거나 계약을 성사하기도 한다.
김대환 IEVE 조직위원장은 "우리가 원한 것은 모터쇼가 아니라 '1만명의 오피니언 리더가 5월 제주에 모여 고급 비즈니스를 하자'는 것이었다"며 "쇼를 위한 전시회가 아닌, 우리나라가 전기차 관련 창업을 리딩할 수 있도록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문국현 조직위원장도 "스위스 다보스에 가면 300개 섹션이 있고, 사람들은 컨퍼런스를 하기 위해 인당 70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불하고 참석한다"며 "IEVE의 컨퍼런스 역시 우리나라의 여의도, 판교, 강남에 몰려있는 벤처 캐피탈 기업들이 이곳으로 몰려와 다양한 투자자와 전문가들과 만난다. 다보스 못지않게 값어치있는 컨퍼런스로 만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기업들은 물론 국내 전기차 관련 연구기관과 협회도 부스를 꾸려 우리나라의 기술 동향을 각국 관계자들에게 소개한다. 이번 IEVE에 참가한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트리)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고도화 수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스로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에트리 부스에는 마치 택시를 연상시키는 캡을 장착한 아이오닉5와 AI 기술을 통해 동작을 감지하는 시스템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모니터 2대가 설치됐다. 모니터에는 에트리 부스 근처의 공간과 사람들을 3D로 구현해냈는데, 아이오닉5 캡에 달린 라이다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동작을 감지하는 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부스에서 만난 김진우 에트리 선임연구원은 "정부출연기관인 만큼 에트리는 비투비 계약이나 비즈니스 측면 보다는 이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에게 우리나라의 자율주행 기술이 어느정도까지 발전했는지 알려주기 위해 참가했다"며 "10년동안 3-4번 정도 참가부스를 꾸려왔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자율주행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10년간 '전기차'를 전면에 내걸고 IEVE를 개최해왔지만, 최근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전기 선박 등으로 모빌리티의 범주가 넓어지면서 주최 측은 내년부터 엑스포에서 다루는 영역을 더욱 확장할 예정이다. 전기차를 넘어 UAM, 전기선박 등 더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들이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전시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국제전기차엑스포'라는 전시회 이름도 내년부터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로 바꿔단다. 또 1년 중 약 일주일에 그치는 연례행사로 그치지 않도록 온라인을 통해 관계자들 간 소통을 확대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도 출시할 계획이다.
김대환 조직위원장은 "10년간 '국제전기차엑스포'를 통해 비즈니스의 장으로서 브랜딩을 성공적으로 끝냈다고 생각한다. 내년 제 11회 '국제 e-모빌리티 엑스포'로 명칭을 변경한다"며 "제조업 뿐 아니라 UAM, 전기선박까지 영역을 넓혀 한국 스타트업과 벤처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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