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회동 제안 거절한 박광온 "이재명 먼저 만나는 게 순서"

강보현, 황수빈 2023. 5. 2.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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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처음 만났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만날 의향이 있다’는 이 수석의 전언에 “당 대표가 먼저”라며 거절 의사를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취임 축하를 전하러 온 이 수석을 맞이했다. 김한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비공개 면담 후 브리핑에서 “이 수석께서 윤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와 만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여야가 협의하면 충분히 만날 수 있고, 여야 원내대표가 따로 만나는 과정에서도 부르면 오겠다고 했다는 것이다. 대통령실도 전날 브리핑에서 “(여야 원내대표) 합의가 되면 (만남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언급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오른쪽)이 2일 국회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해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축하 난을 전달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그러나 박 원내대표는 “당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것이 순서”라며 선을 그었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윤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의 만남은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 간 만남의 필요성에는 정치권 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그 주체를 두고 대통령실과 야당 사이 시각차가 존재하는 상황이다. 박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도 “(윤 대통령과) 야당 대표 간 회동이 한차례 없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라며 “야당 대표와의 회동이 대화 복원의 출발이 되도록 다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시간을 두고 풀어야 할 문제”라며 “초창기에 원내대표, 당 대표와 마포에서 소주 한잔하자고 했는데 그게 안 된 이후 경직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이 대표와의 만남은 언급하지 않은 채 원내대표 간 회동을 제안하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표와 원내대표를 갈라치기 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원내대표와 이 대표를 갈라놓는 동시에 야당과 협치하는 그림은 얻어내려는 속셈으로 보인다”라며 “절대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해 악수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박 원내대표는 이날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예방했다. 여야 원내대표는 대선 공통공약부터 정치 회복을 풀어내자는 데 의견을 모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윤 원내대표는 “박 원내대표가 취임하고 민생 우선, 정치 복원, 무쟁점 법안 우선 처리, 통합을 위한 외연 확장 경쟁 등 메시지 하나하나가 공감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도 “외연 확장 경쟁, 잘하기 경쟁을 통해 국민에게 한 발짝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화답했다.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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