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잡뛰며 명문대 보냈더니…“결혼 때 얼마 줄거야?” [사연뉴스]

나경연 2023. 5. 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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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후 홀로 아들과 딸을 키웠던 엄마의 인생은 참 고단했을 텐데요.

일부 누리꾼들은 "사회가 바뀌어도 남자가 집을 해오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니 아들도 불안한 마음에 물어봤을 거다" "아들도 말하고서 후회했을 것 같다. 공부를 잘했으니 인성도 훌륭할 것이라 믿는다" "결혼을 못 한다는 게 엄마에게 부담을 주려는 것은 아니고 한탄 같은 말이었을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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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이리 살아왔는데 보태줄 돈이 어디 있겠냐”라는 말에…아들 “그럼 결혼 못한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혼 후 홀로 아들과 딸을 키웠던 엄마의 인생은 참 고단했을 텐데요. 힘들어도 건강하게 잘 자란 자식들의 모습을 보면 그것만으로도 엄마에게는 큰 행복일 겁니다. 하지만 자식들이 던지는 무심한 말들이 엄마에게는 큰 상처가 되기도 하는데요. 최근 명문대에 들어가 금융권에 취업한 아들이 “결혼하면 얼마 보태줄 수 있냐”고 물어 서운했다는 싱글맘의 사연이 공개됐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8일 ‘자식 일은 끝이 없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습니다. 본인을 싱글맘이라고 소개한 작성자 A씨는 “이혼 후에 아들과 딸을 열심히 키웠다”며 “둘 다 공부를 잘해서 뒷바라지하느라 투잡까지 했다. 특목고와 학원비를 마련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운을 뗐습니다.

A씨는 경리로 일하면서 적은 월급을 받았지만 자식들 앞길에 짐이 될까 학자금 대출을 하나도 받지 않았다며 “아들은 졸업하고 이번에 취업도 했다. 딸은 올해 졸업반”이라고 부연했습니다.

A씨는 최근 아들이 금융권에 취업한 뒤 변한 것 같다며 서운한 마음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아들은 여의도 금융 쪽에 취업이 됐다. 연봉도 낮은 편이 아닌데 주위 직원들의 씀씀이가 크다 보니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이 어제 갑자기 자기가 결혼하면 얼마를 보태줄 수 있냐고 묻더라”라며 “지금까지 키워준 것만 해도 감사하고 보태줄 돈이 없는 것도 안다고 말하면서도 혹시나 해서 묻는 거라고 하더라”라고 말했습니다. A씨는 아들의 말에 “엄마가 이리 살아왔는데 보태줄 돈이 어디 있겠냐”라고 말했고, 아들은 “그럼 결혼 못하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는 “가슴이 ‘덜컥’하더라. 월급 받아서 아이들에게 모두 쓰느라 너무 힘들었는데, 이제 아이들이 돈 벌어서 결혼도 하고 짐은 덜겠다고 생각했는데, 어깨가 또 무거워졌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한테 말은 안 했지만 많이 서운했다”며 “엄마 죽으면 사망 보험금은 나올 거라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A씨의 사연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엄마의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 “학자금 대출이 없는 것만도 남들보다 여유로운 상황인 거다” “결혼을 앞두자 여자친구가 집을 해오라고 한 것 같다” “여의도 금융권에 다니면서 돈 많은 사람들을 보다가 허파에 바람이 들었다” “엄마한테 평생 남을 상처를 남겼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반면 A씨를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일부 누리꾼들은 “사회가 바뀌어도 남자가 집을 해오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니 아들도 불안한 마음에 물어봤을 거다” “아들도 말하고서 후회했을 것 같다. 공부를 잘했으니 인성도 훌륭할 것이라 믿는다” “결혼을 못 한다는 게 엄마에게 부담을 주려는 것은 아니고 한탄 같은 말이었을 것 같다” 등의 의견을 냈습니다.

어버이날이 며칠 남지 않았는데요. 항상 단단해 보이는 부모님이지만 자식들의 무심한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기도, 함박웃음을 짓기도 하는 분들이랍니다. 이번 어버이날에는 부모님이 서운하지 않도록 사랑하는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보면 어떨까요?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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