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무사 차별 조항 있나요" 정부가 올린 간호법 반대글 논란

보건복지부가 공식 SNS 계정에 올린 '간호법' 관련 카드뉴스. 간호법안이 간호조무사에 대한 차별 조항을 담고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다.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페이스북 등 공식 SNS 계정에 간호법안에 반대하는 내용을 담은 카드뉴스를 올리자 간호협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지금까지 복지부는 “13개 보건의료 단체가 반대하고 있는 간호법이 제정되면 의료현장의 협업이 어려워진다(조규홍 장관)”며 법안이 제정되는 상황을 우려한단 목소리를 내왔다. 하지만 법안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으며 부정적 의견을 밝힌 건 처음이다.
복지부가 지난 달 30일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올린 3장짜리 카드뉴스는 각각 ‘정부가 간호법안 통과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의사가 부족한데, 간호사 역할이 필요하지 않나요?’, '간호법안에 간호조무사 차별 조항이 있나요?’란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을 통해 간호법 제정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간호법안에 간호조무사 차별 조항이 있는지 묻고, 사실상 차별 조항이 있다는 답변을 했다. ‘(간호법은) 간호조무사 학력을 고졸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직역에서는 이러한 학력 제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법안의 내용을 직접 지적한 셈이다. 간호법에선 간호조무사의 학력 기준을 간호특성화고등학교 졸업자나 간호학원을 수료한 자라고 정하고 있다. 하지만 간호협회는 입장문을 내고 “간호조무사 응시자격 조문은 의료법에서 그대로 가져온 것으로 2012년 보건복지부가 직접 만들어서 지금까지 유지해 온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부가 간호법안 통과에 우려를 표하는 이유’엔 ‘환자는 간호사 혼자 돌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란 답이 달렸다. ‘간호법안에 대해 다른 보건의료 직역 단체가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간호협회에서는 입장문을 내고 “간호법안 어디에도 간호사가 혼자 돌봄을 도맡겠다는 조문은 없다”고 반박했다.
‘의사가 부족한데, 간호사 역할이 필요하지 않으냐’는 질문엔 ‘간호법안이 아니라 의료법 등 관련 법제 재검토를 통해 가능하다’고 답했다. 간호법은 이미 있는 의료법에서 간호사에 대한 규정을 따로 떼어낸 단독 법이다. 복지부는 의료법 체계 안에서도 간호사 역할 규정, 처우 등에 대한 조항을 개선해나갈 수 있다고 주장해왔는데, 카드 뉴스에서도 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게시물엔 2일 오후까지 240여개 댓글이 달렸다. “공정해야 하는 정부에서 편파적인 글을 게시해서 거짓선동을 이어나간다”“그저 반대를 위한 글이다” 등 비판 댓글이 대부분이다. 간호협회는 2일 낸 입장문에서 “정부가 오히려 직역 간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