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처음 돌파할까…노동계 vs 공익위원 정면충돌

이해준 2023. 5. 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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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부터 근로자위원들과 공익위원들이 정면충돌했다. 올해 결정에 따라 내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최저임금이 1만원을 돌파할 수 있다.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첫 전원회의를 하루 앞둔 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붙은 올해 최저임금 안내 현수막. 내년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대를 기록할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연합뉴스

최저임금위는 2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당초 첫 회의는 지난달 18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노동계가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숙명여대 교수)의 사퇴를 요구하며 장내 시위를 벌이면서 시작도 못 한 채 무산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근로자위원들은 지난 회의 무산에 대한 박준식 위원장(한림대 교수)의 사과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숙명여대 교수)의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박준식 위원장(공익위원 겸함)은 사과를 거부했고, 권 교수는 사퇴 요구를 일축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이뤄진다. 근로자위원들과 사용자위원들 간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아 대부분 학계 인사로 이뤄진 공익위원들의 목소리가 최저임금 수준에 많이 반영된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을 맡아 ‘주 69시간제’를 내놓고 윤석열 정부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며 경영계 요구를 받아들이는 자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어 박 부위원장은 건설노조 조합원 양모(50) 씨의 분신 사망을 언급하며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과 노동 개혁은 중단돼야 한다”며 “그 일선에 있는 권순원 교수 스스로 사퇴하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2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차 전원회의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노동계는 권 교수가 윤석열 정부에 '노동 개악'을 권고한 미래노동시장연구회 좌장으로 활동했고, 지난해 최저임금위 회의에서 '졸속 심사'를 주도했다며, 공익위원 간사로 일하면 공정한 논의가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 교수는 “사퇴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권 교수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퇴를 요구하거나 외적 압력을 가하는 것은 최저임금위 존재나 운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남은 임기 동안 공익위원 간사로서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박희은 부위원장은 지난달 18일 전원회의 무산에 대한 박준식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지만, 박 위원장은 "사과드릴 말씀이 없다"고 맞섰다.

올해 심의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내년 최저임금이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지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시급 기준)과 전년 대비 인상률을 살펴보면 2019년 8350원(10.9%), 2020년 8590원(2.87%), 2021년 8720원(1.5%), 작년 9160원(5.05%), 올해 9620원(5.0%)이다. 이번 인상률이 3.95% 이상이면 내년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어선다.

노동계는 올해보다 24.7% 높은 1만2000원을 공식 요구했다. 경영계는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저임금 수준은 통상 6월말 또는 7월에 결정된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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