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부대’ 한국교회 성도 400명, 미국 40개 교회로 흩어지다
현지교회와 협력하는 사역으로
경기도 의정부 광명교회(최남수 목사)는 2010년부터 영국·프랑스·미국 등 현지교회를 방문해 영적으로 침체한 이들 교회의 부흥과 회복을 위해 중보사역을 해 왔다. 방문 기간 내내 광명교회 성도들은 오직 기도만 하는 말 그대로 ‘기도 선교’다. 지난해부터 기도 선교에 집중하는 곳은 미국이다.
광명교회는 3일부터(현지시간) 8일까지 미국의 아이오와주 센터빌, 미주리주 힐즈버러와 테네시주 멤피스 등 40개 도시, 40개 교회를 방문해 ‘제2차 미국 기도선교’를 진행한다.
이 기간 400명 성도는 10명씩 40개 팀으로 나뉘어 곳곳에서 기도 선교를 펼친다. 목회자로 구성된 본부팀(10명)은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를 방문해 기도 사역을 한다.
최남수 광명교회 목사는 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하나님은 미국 선교를 하기 전부터 겸손한 마음으로 기도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주셨다”며 “하나님의 이름이 높여지고 미국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도록 집중해 기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광명교회의 기도 선교는 미국 현지교회와 협력하는 사역이다. 미국교회는 이 사역을 위해 코디네이터를 세워 광명교회 성도들이 기도 사역에 매진하도록 지원한다. 광명교회 성도들은 새벽 5시부터 자정까지 교회 강단을 지키며 릴레이로 기도하는 ‘강단 제물 기도’, 기도가 필요한 지역 장소에서 중보기도 하는 ‘지역축복 기도’, 지역교회의 연합기도 집회 등을 실시한다.
최 목사는 “미국교회는 광명교회 성도들의 숙소와 식사 등을 제공하고 통역자까지 섭외할 정도로 열정을 보인다”고 밝혔다.
광명교회가 이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던 건 교회부서에 기도국이 있을 정도로 평소 기도 사역이 활발했기 때문이다.
최 목사는 “보통 성도들은 하루 한 시간 기도한다. 평신도 지도자 중엔 24시간의 십일조인 2시간 24분 이상 기도하는 이들도 많다”며 “기도로 시작하고 기도로 해결하는 교회 분위기 때문에 40일 새벽기도, 70일 작정 기도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덕분에 이번 미국 선교에 필요한 인원인 400명을 모집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었다. 성도들은 시간적·재정적 희생을 감수하면서 선교에 자원했다.
교회 기관인 세계기도자학교도 나라마다 기도의 용사 7000명을 세워 기도 운동을 확산한다는 비전으로 2008년 설립됐다. 현재까지 40여개국에서 86회 기도 세미나를 실시했다. 미국에 앞서 2010년부터 코로나19가 터지기 전인 2019년까지 영국에 여섯 차례, 프랑스에 두 차례 현지교회를 방문해 기도 선교를 펼치기도 했다.
이후 교회는 기도 선교 사역의 확장을 위해 2021년 세계기도선교회(WPM)를 설립했고 최 목사는 같은 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에서 기도 회복 운동 ‘프레어 어게인(PRAYER AGAIN)’의 책임자로 사역하기도 했다.
기도 선교지로 미국을 택한 건 최 목사가 ‘미국에 들어가라’는 성령의 감동을 받으면서다.
미국교회와의 인연이 없어 막막하던 차에 하나님이 예비하신 이를 만났다. 기도 운동을 펼치는 미국선교단체 ‘프로젝트 프레이(Project Pray)’ 대표인 더글러스 스몰 목사였다.
한국교회의 기도 사역을 반가워한 스몰 목사는 기도가 필요한 현지교회들을 연결해줬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선교를 할 수 있었다.
미국교회는 한국교회의 기도 선교에 큰 힘을 얻었다. 최 목사는 “코로나 이후 영적으로 눌렸던 미국 목회자들이 기도의 중요성을 깨닫고 기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며 “미국교회로부터 복음을 들은 한국교회가 미국교회의 회복에 조금이나마 쓰임 받을 수 있음에 감사하다”고 했다.
광명교회의 기도 선교는 단기 선교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강대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은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해온 단기 선교 형식과 다른 내용이다. 한국교회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해외교회를 회복시키는 사역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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