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취임 1주년, 자화자찬 행사는 국민에 예의 아냐"
[유창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어떤 많은 성취, 실적, 이런 것보다, 그런 것도 찾아서 정리하면 있겠죠. 그런데 지난 1년간 우리가 정권 교체라는 것이 뭐겠습니까? 정권을 바꾸는 것은 나라를 바꾸고 사회를 바꾸기 위한 열망에서 이뤄지는 것인데, 정권이 교체되고 그 정부를 맡아서 과연 우리나라와 우리 사회가 얼마큼 어떻게 바뀌었느냐, 얼마큼 아주 활기차고 또 얼마큼 더 따뜻해지고, 또 얼마큼 더 미래세대에게 꿈을 줄 수 있고, 얼마큼 더 사회가 정의롭고 공정해졌는지...
그리고 우리의 안보와 우리 사회의 안전이 얼마큼 더 확보가 됐는지, 이런 것들을 되돌아보고, 변화의 속도가 느린 부분은 다음 1년에는 속도를 더 내고, 또 변화의 방향을 조금 더 수정해야 되는 것은 수정하고, 이렇게 할 생각입니다."
취임 1주년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 내 파인그라스에서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을 계기로 마련된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말한 내용이다. 윤 대통령은 "어느덧 비판도 받고 격려도 받고 하다 보니까 언제 1년 오나 했더니 벌써 1년이 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 해를 자평하기보다 앞으로 나갈 방향을 이야기한 것.
이어 윤 대통령은 기자들을 향해 "취임 1주년에 기자 간담회나 회견을 안 하느냐, 그러는데 한번 생각을 해보려고 그런다"면서 "거기에서 저도 우리 용산 스태프한테 취임 1주년을 맞아서 뭐를 했고 뭐를 했고 하는 그런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 된다고 해 놨다"라고 말했다.
그러고는 "여러분과 그냥 맥주나 한잔하면서 얘기하는 그런 기자 간담회면 모르겠는데, (일동 웃음) 무슨 성과, 이래 가지고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 하는 그런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별도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여러분이 지난 1년 많이 도와주셔 가지고 굉장히 감사하고, 앞으로 나라를 더 잘 변화시킬 수 있게 여러분과,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우리 함께 우리 사회의 변화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라고 요청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취임 1주년 소회에 앞서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맞아 오는 4일 국민에게 개방되는 '용산어린이정원'의 조성 배경에 대해서 직접 설명했다. 이 정원은 주한미군으로부터 돌려받은 용산공원 반환부지 중 대통령실 앞부분 약 30만 ㎡(9만 평)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은 "제가 여기(용산)를 오면서 여기에 공간이 많잖냐? 여기에다가 나무도 심고, 기념비 같은 것도 만들고, 동상도 놓고, 이런 얘기들을 많이 들었다"면서 "일단 놔두면서 일하면서 생각을 해보니까, 우리나라의 어린아이들이 많고 뛰어놀 데가 너무 없는 것 같고 (해서 만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여기는 '어린이정원'으로 이름을 붙이고, 어린이와 부모나 이런 보호자들과 해서 아이들이 와서 이 잔디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저쪽에 우리가 분수정원을 만들려고 그러는데, 날이 더워지면 아이들이 시청 앞 분수광장처럼 거기에서 놀 수 있게 이렇게 하고(자 한다)"라고 부연했다.
또 과거 미군이 쓰던 축구장과 야구장과 관련해 "저기를 조금 손질해 가지고 유소년 축구대회와 야구시합을 하고 있는데, 가급적 어린이들한테 이 공간을 많이 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제 시작이니까 임기 내내 계속 아이들한테 여기에서 뛰어놀게 하면서 부족한 것이 있으면 바꿔나가고, 이렇게 해서 아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우리 일하는 공간 빼고는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알렸다.
그밖에도 윤 대통령은 이날 오찬 장소인 '파인그라스'의 이름을 자신이 직접 지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과 함께 '대국민 소통'의 통로로 야심차게 시작했던 '출근길 문답(도어스태핑)'의 중단에 대한 아쉬움도 직접 말하면서 그로 인한 습관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을 향해 "여러분과 자주, 처음에는 취임하고 매일 봤잖아요. 그렇죠?"라며 "근데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라고 말을 꺼내 좌중을 웃게 했다. 그러고는 "어우, 근데 나는 (출근길 문답을 안 해) 살이 찌더라고(일동 웃음)"라면서 "사실 아침에 도어스테핑 할 때, 그게 습관이 돼 가지고 내가 사실 지금도 꼭두새벽에 눈이 뜬다. 그래서 언론 기사 스크린을 다한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도어스테핑 하면 그중에서 기자들이 아침에 질문할 만한 것들을 다 뽑아서 벌써 새벽 6시면 수석이나 비서관들과 막 전화를 한다고, 이 기사 이거 어떻게 된 거냐 (웃음) 내가 뭐라고 답변하는 게 좋겠느냐 그러는데..."라며 "그것(출근길 문답)은 없어졌지만 그걸로 시작을 했기 때문에 여전히 지금 용산의 우리 수석과 비서관, 행정관들은 거의 꼭두새벽부터 저의 질문 공세에 시달린다"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윤 대통령은 "(지난 1년이) 부족한 점이 당연히 많았을 것이고, 여러분이 함께해주기를 바라겠다"면서 "이런 자리 자주 만들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너무 많으면 대화하기도 어려우니까 조금씩 나눠 가지고 자리를 한번 (만들겠다)"라면서 "인원이 적어야 김치찌개도 끊이고 하지 않겠냐? 몇백 그릇을 끓이면 맛이 없잖아"라고 후일을 기약하면서 발언을 마무리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야외 정원인 '파인그라스'에서 출입 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
ⓒ 대통령실 제공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윤 대통령이 부끄러워해야 할 일본 여론조사 결과
- 눈물의 한라산, 이 사람이 23년간 찾아낸 것
- '좌파가 KBS라디오 점령했다'는 박대출, 질문 받자 "기자들 예의가 없다"
- 한 시간 오열하는 아들... 스페인 첫날부터 난관입니다
- 한국의 독특한 제도가 '빌라왕' 탄생시켰다
- 자진 출두했다 검찰 로비에서 막힌 송영길 "저를 구속해 달라"
- 한국외대 시일야방성대곡 "굴욕외교 윤 대통령, 국민에 사죄하라"
- [오마이포토2023] 침통한 민주노총 "건설노동자 사망, 전방위적 탄압 결과"
- 분신 노동자 사망에 탄식한 이재명 "분노 금할 수 없어"
- 프랑스 의대생이 도시 관광 대신 찾아간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