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문 닫아 GDP 감소"…찰스 대관식, 英경제에 찬물

휴일 증가해 은행 조업일수 줄기 때문
왕실 관련 행사 땐 항상 월 GDP 감소
시대 흐를수록 감소 폭은 점차 낮아져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에 영국의 올해 5월 국내총생산(GDP)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관식 이후 이어지는 휴일로 인해 조업일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미 '블룸버그' 통신사는 1일(현지시간) 대관식으로 인해 영국의 5월 GDP가 소폭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관식은 오는 6일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영국 은행들은 그 다음 주인 8일 월요일까지 쉴 예정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경제학자인 댄 핸슨은 영국의 5월 GDP가 이로 인해 약 0.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이런 장기 휴가가 없는 다음 달은 다시 비슷한 규모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관식 앞둔 영국 웨스터민스터 사원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대관식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쇼핑이 확대된 데다, 영업을 쉬지 않는 상점이 늘면서 국가 경제의 '가동률'은 과거와 비교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영국 왕실 관련 행사에 따른 GDP 감소 폭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 50주년(골든 주빌리) 기념행사가 열린 2002년 6월 당시엔 영국의 월간 GDP가 2.2%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2012년 6월 즉위 60주년(다이아몬드 주빌리) 행사에선 감소 폭이 1.4%로 크게 줄었다.

여왕 즉위 70주년(플래티넘 주빌리)이었던 지난해 6월, 여왕의 장례식이 있었던 지난해 9월에는 월간 GDP가 각각 0.7% 감소했다. 왕실 행사가 영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었음을 시사한다.

또 왕실 행사는 외부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국민의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 영국의 경제 컨설턴트 'CEBR'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이번 대관식에 맞춰 영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및 내수 활동 증가로 총 3억3700만파운드(약 5642억원) 규모의 경제 부양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