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신 노동자 사망에 탄식한 이재명 "분노 금할 수 없어"

박정훈 2023. 5. 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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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노동자 탄압에 수단 방법 가리지 않아"... 야권, 윤석열 정부 '반 노동' 행보 일제히 규탄

[박정훈, 남소연 기자]

▲ 묵념하는 이재명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간접고용노동 중간착취 제도 개선 간담회 도중 검찰 수사를 받던 건설노조 간부 양모씨가 분신 끝에 병원에서 치료받던 중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참석자들과 함께 묵념하고 있다.
ⓒ 남소연
 
"후... 조금 전에 분신하신 노동자께서 운명하셨다고 합니다. 괜찮으시면 잠시 명복을 비는 묵념을 할까 하는데 괜찮겠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간접고용노동 중간착취 제도 개선 간담회' 인사말 도중 당직자로부터 쪽지를 전달받았다. 당초 인사말에서는 '쾌유를 빈다'고 말을 전한 분신 건설 노동자가 결국 숨졌다는 소식이었다. 25초가량 말을 잇지 못한 그는 인사말을 다 마치고 탄식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양아무개(50) 지대장은 건설노조를 향한 수사에 반발해 노동절이었던 1일 오전 강원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앞에서 분신했고, 서울로 이송되어 치료받다가 2일 오후 1시께 숨을 거두었다. 

그는 조합원 채용과 노조 전임비 지급을 요구했다는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아왔고, "죄 없이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고 하니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민주노총 측은 양 지대장의 분신이 윤석열 대통령의 '건폭' 발언 등 노조탄압 때문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재명 "대한민국 노동 현실, 53년 전으로 퇴행한 것 같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는 "지금까지 정부가 건설노조를 상대로 압수수색 13차례, 15명 구속, 950명을 소환조사했다고 한다"라며 "대통령 가족이 연루된 주가조작이나 대통령의 가까운 사람이 개입된 50억 클럽에 대해서는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수사만 하는 정권이 힘없는 노동자를 탄압하는 데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행태에 참으로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라며 "대한민국의 노동 현실이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53년 전으로 퇴행한 것 같다.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모는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를 향해 "주69시간 노동, 파견업종과 파견기간 확대 구상 같은 노동자를 갈아 넣어서 기업의 배를 불리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중단하기를 바란다"라며 "민주당은 정권의 노동퇴행을 반드시 저지하겠다. 모든 땀이 공정하게 대접받는 노동존중사회를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 대표는 간접 고용 노동자들의 노동권과 처우를 개선하는 '중간착취방지법'을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며 "근로계약서에 파견수수료 명시, 간접고용노동자 고용안정성 강화 등의 제도적 장치를 관련법에 명시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간접고용노동자들의 지위를 악용하는 중간착취는 노동시장 왜곡을 더욱 심화시키는 주범이다"라며 "비정규직, 고용안정성이 없다는 이유로 더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은 결코 온당치가 않다"라고 지적했다.

정의당 "노동자를 죽인 윤석열 정부, 죗값 치러야"

한편 정의당도 분신 노동자의 사망을 추모하며 윤석열 정부의 노동탄압을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은 2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고인은 분신 직전에 검찰의 억지 수사,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을 규탄했다"라며 "윤석열 정부의 폭압적 반노동개악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위 대변인은 "노동자를 갈라치기하고 거짓 선동으로 노동개악을 추진하고 있는 윤 정부는 이제 노동자의 목숨마저 쥐고 흔들고 있다"라며 "오롯이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 노동자의 존엄을 깎아내리고 일생을 모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를 짓밟고 노동자를 매도하는 윤 정부의 반노동, 반노조 정책은 반드시 책임을, 그 죗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 땅의 2000만 명의 노동자가 윤석열 정부를 민심으로 심판할 것이다"라고 규탄했다.

나아가 "정의당은 분신으로 전하신 고인의 뜻을 분명하게 이어받아 윤석열 정부의 노동 탄압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반드시 저지하겠다"라며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유가족과 노동조합 동지들께 깊은 위로를 전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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