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호·홍명보·신태용·이동국 등 K리그 40년 빛낸 영웅들, 명예의 전당 헌액
프로축구 40주년을 기념해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이 K리그 명예의 전당을 신설하고 헌액식을 개최했다.
연맹은 2일 서울 중구 앰버서더 서울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열었다. 선수 부문 헌액 대상자 최순호 수원FC 단장,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 신태용 인도네시아대표팀 감독, 이동국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 참석해 헌액 증서와 트로피를 받았다. 각각 감독 부문과 공헌자 부문 헌액 대상자인 김정남 전 울산현대 감독과 故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대리 수상했다.
연맹은 K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지난 역사를 10년씩 1~4세대로 나눈 뒤 각 시기별 최고의 선수를 선정했다. 선정위원회의 신중한 검토와 토론을 거쳐 1세대 최순호, 2세대 홍명보, 3세대 신태용, 4세대 이동국으로 각각 헌액자가 결정됐다. 프로연맹은 향후 2년 주기로 헌액 대상자를 추가 선정할 예정이다.
1세대 헌액자 최순호 단장은 K리그 무대에서 통산 100경기에 출전해 23골 19도움을 기록했다. 1986년 포항의 우승을 이끌었고 1984년에는 리그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다. 축구대표팀 공격수로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행을 이끌었고, 본선 무대에서는 이탈리아와의 조별리그에서 통렬한 중거리 슈팅으로 득점포를 터뜨려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회택 OB축구회장의 추천을 받아 헌액자로 무대에 오른 최 단장은 “40년 전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면서 “K리그의 역사와 함께 할 수 있게 돼 자랑스럽고 기쁘다”고 말했다.
2세대 홍명보 감독은 1992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데뷔해 같은 해 리그 우승과 베스트11, MVP를 석권하며 일약 K리그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통산 156경기에 출장해 14골 8도움을 남겼다. 축구대표팀 주장으로 2002년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홍 감독은 “어린 시절 동대문운동장에서 프로축구 경기가 열릴 때 볼 보이로 참여하며 이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몇 년 뒤 K리그에 선수로 참여했을 때 느낀 감격이 여전하다”면서 “K리그가 한층 성장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3세대 대표주자 신태용 감독은 현역 생활 내내 성남일화(성남FC의 전신) 한 팀만 거친 원 클럽 맨이다. 성남을 6차례 K리그 정상에 올려놓으며 통산 99골 68도움을 기록했다. 지난 2003년 K리그 최초로 60골-60도움 고지에 올랐다.
명예의 전당 트로피를 받아 든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대표팀 감독으로서 K리그의 전도사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을 이끈 K리그의 경쟁력을 인도네시아에 홍보하고 있다”면서 “나는 대표팀보다는 K리그를 통해 성장한 선수다. 앞으로도 K리그 발전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4세대 이동국 전 부회장은 통산 548경기에서 228골 77도움을 기록했다. 최다골, 최다 공격포인트, 최다 출장 기록 보유자이며 K리그 무대에서 우승을 8차례 경험했다. 이 전 부회장은 ”전북 시절 활약 덕분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늘 우승을 바라보던 전북이 현재 좋지 않은 상황을 겪고 있지만, 선수와 코칭스태프, 서포터스가 모두 힘을 모아 다시 올라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도자 부문 헌액자 김정남 전 감독은 1989년 유공, 2005년 울산의 우승을 이끌었다. 대표팀 사령탑으로 1986년 멕시코월드컵과 1988년 서울올림픽 본선 무대를 경험했다.
고 박태준 명예회장은 K리그의 업그레이드와 세계화를 이끈 인물로 손꼽힌다. 1973년 포항제철 축구단(포항의 전신)을 창단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 최초로 축구전용구장과 선수단 전용 클럽하우스를 건립하며 K리그 무대에 한층 수준 높은 운영 표준을 제시했다. 1994년엔 전남 드래곤즈 창단을 주도해 호남 지역 축구 발전에도 기여했다.
연맹은 추후 충청남도 천안에 들어설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 내 축구 박물관에 K리그 명예의 전당 상설 전시관을 만들어 헌액자들 관련 기록과 물품을 영구 전시할 계획이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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