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우주기업은 속출하는데…국제규정 한줄없는 우주 산업

정현진 2023. 5. 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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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의 민간 기업들이 앞다퉈 달 탐사 사업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관련 국제 규정이 미비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결국 최근 달 탐사나 여행 프로그램은 조약 같은 국제 규정에 기반하지 않고 추진되는 상황이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는 개별국의 명령이나 법이 아닌 국제 규정에 의한 달 탐사나 달 여행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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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권 밖에선 각국 법령 적용안돼
달 자원 채취 놓고 美·中·러 합의 난항

#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텍사스주 보카치카 해변에서 발사한 달·화성 탐사선 '스타십'이 시험 발사에 실패했다. 이륙한 지 4분 만에 비행 중 상공에서 폭발했지만,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수개월 뒤 다시 한번 테스트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십'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 지난달 26일 일본 민간 벤처기업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무인 달 착륙선 '하쿠토-R미션1'이 달 표면에 도달하기 직전 통신 두절로 임무 달성에 실패했다. 일본 최초의 달 탐사선으로, 만약 이 프로젝트가 성공했다면 일본이 러시아,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하는 나라가 되는 것이었다. 아이스페이스는 내년과 내후년에 또다시 달 착륙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세계 주요국의 민간 기업들이 앞다퉈 달 탐사 사업 개발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관련 국제 규정이 미비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2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현재 우주 관련 국제 조약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1960년대 채택돼 100여개국이 가입한 '우주조약'은 우주 탐사와 이용에 관한 기본 원칙을 담고 있어 '비정부 조직'에 대해서는 간단히 언급만 하고 있다. 이후 유엔(UN)의 중재로 1979년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담은 '달 협정'이 만들어졌지만 18개국만 수용했다. 무엇보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요국은 비준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민간 달 탐사와 같은 임무는 달에 온실을 설치해 작물을 키우거나 달 표면을 드론으로 살펴보는 것과 같은 공상과학(SF)의 소재로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우주 활동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주 커뮤니티에서 '누가 규칙을 정하냐'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경우가 꽤 많다"며 "많은 주요 우주 여행국이 달 자원의 상업화를 규제하는 기초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본 '아이스페이스' 달 착륙선 묘사도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 주도로 아르테미스 협정이 체결돼 유럽 8개국, 아시아 7개국, 북미 2개국 등 20여개국이 참여했지만, 달 영토를 차지하려는 미국의 편법적인 대응이라는 주장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제기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2021년 국제달연구기지(ILRS)를 2035년까지 건설하겠다고 합의, 추가 국가 없이 두 국가만이 이를 추진하고 있다.

결국 최근 달 탐사나 여행 프로그램은 조약 같은 국제 규정에 기반하지 않고 추진되는 상황이다. 일본 아이스페이스의 달 착륙 시도도 별도의 국제 규정이 아닌 일본 법에 기초한 개별국가의 상업 활동 허가에 따른 활동이었다. 미국의 경우 2020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 기업의 달을 비롯한 우주 자원 채굴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외에 우주 개발에 적극적인 아랍에미리트(UAE), 룩셈부르크도 개별국 차원에서 유사한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다수의 전문가는 개별국의 명령이나 법이 아닌 국제 규정에 의한 달 탐사나 달 여행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독일 쾰른대에서 우주법을 강의하는 슈테판 호베 교수는 "달과 다른 천체에 대한 특정 국가 차원의 법을 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특정 국가의 영토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것은 불법이라는 것, 그거 하나만큼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국제 규정이 미비한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야심 차게 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나라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NASA는 50여 년만의 달 유인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를 추진 중이고 중국, 유럽, 인도, 일본, 러시아, UAE 등도 정부 차원에서 달 관련 프로젝트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간 기업들은 달 여행 프로그램도 만들고 있다. 민간 기업에서 관련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달 여행 수요는 급증할 전망이다. 또 개별국 규정에 기초해 사업에 나서려는 기업은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로사나 디플라노 영국 레스터대 로스쿨 교수는 우주 사업에 나서는 기업들이 현 상황에서는 "가장 손쉬운 법률 관할 구역을 선택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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