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손잡고 지지율 뛴 기시다, 7~8일 방한…과거사 사죄할까

이영희 2023. 5. 2.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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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는 7~8일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기시다 총리의 5월 초 방한 소식은 언론 등을 통해 이미 전해졌지만 총리가 직접 일정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 3월 16일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정상회담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NHK 등 일본언론에 따르면 아프리카 가나를 방문 중인 기시다 총리는 이날 현지 기자단과의 회견에서 한국 방문 일정을 공개했다. 그는 이번 방한이 실현되면 "정상 간 깊은 신뢰 관계를 배경으로 한일 관계의 가속과 격변하는 국제 정세에 대해 마음을 터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양국 정상 간의 이른바 '셔틀 외교' 재개를 선언한 후 기시다 총리의 답방은 이달 19~21일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보다 빠른 시기인 5월 초 일본을 방문하는 데 대해 기시다 총리는 "셔틀 외교에 탄력을 주기 위해"라는 뜻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3월 한·일 정상회담 후 정권 지지율이 50%를 돌파하고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자민당이 승리하는 등 정치적으로 힘을 얻은 기시다 총리가 한·일 관계 개선을 가시화하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G7에서 예정된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일 관계를 하루라도 빨리 안정된 궤도에 올리겠다는 판단이다.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실현되면 2018년 2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후 5년 3개월 만에 일본 총리가 한국을 찾는 게 된다. 셔틀 외교 차원에서 일본 총리가 한국을 방문한 것은 2011년 10월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당시 총리의 방한이 마지막이었다.


기시다 총리의 '사죄' 언급에도 관심


일본 언론들은 기시다 총리와 윤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 간 협력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워싱턴 선언'을 발표하고 핵 확장 억제를 논의하는 '핵 협력그룹(NCG)'을 출범시킨 것을 기반으로 핵 문제에 대한 한·일, 한·미·일간 협력 방안이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지난달 28일 한국을 수출우대국 조치 대상인 '그룹A(옛 화이트국가·화이트리스트)'로 재지정했다. 양국 현안이었던 수출 규제 문제가 해소됨에 따라 한·일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반도체 공급망 안전 방안 등 경제 안보 협력 분야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 배상 문제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사죄와 반성'을 직접 언급할지 여부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1월 한국 정부가 강제징용 해법을 발표한 후 "한국 내에선 일본 측의 명확한 사죄가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한국의 해결책 이행 상황을 확인한 후 일본의 대응이 의제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도쿄의 한 외교소식통은 "기시다 총리가 예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한국을 찾기로 결정한 걸 볼 때, 한국 측에 '성의 있는 조치'를 준비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번 만남 후 오는 19일부터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확대 회의에서도 회담을 할 예정이다. 2개월 정도의 기간 중 한·일 정상이 3번이나 서로의 나라를 방문해 만나는 셈이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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