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때문에 지갑에서 97%가 사라졌다…10만원권 실종사건

10만원권 수표 이용건수 전년대비 21%↓
5만원권, 배서·부도 등 위험에서 자유로워
신용카드·페이·모바일 결제 보편화도 한몫

오만원권 지폐와 신용카드·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되면서 10만원권 수표의 이용규모가 급감했다.

2일 한국은행 및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10만원권 자기앞수표 이용 건수는 일평균 11만4건으로 전년(14만5000건) 대비 21.6% 줄었다.

10만원권을 포함한 정액 자기앞수표 일평균 이용 건수와 금액 역시 2021년 22만3000건, 920억원에서 지난해 18만6000건, 830억원으로 각각 16.7%, 9.9% 감소했다. 이용금액 역시 같은 기간 140억원에서 110억원으로 21.6% 줄었다.

10만원권 수표 사용은 2009년 6월 오만원권 지폐 등장 이후 빠르게 줄어들었다.

2008년 수표 일평균 이용 건수는 374만2000건이었다. 14년 만에 사용량이 97% 감소한 셈이다.

오만원권은 타인에게 인도하기 위해 수표 등 그 증서의 이면에 서명하는 등의 불편함이 없고, 자금 추적·부도 등의 위험이 없다는 점에서 자기앞수표 수요를 빠르게 따라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10만원권 수표의 자리를 차지한 데는 오만원권 사용 확대에 이어 신용카드와 모바일 페이 등 전자 방식 지급수단이 발달한 데에도 있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페이 결제 등이 확대되면서 10만원권을 포함한 자기앞수표 이용은 감소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카드 결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선불카드를 포함한 지급카드 이용 건수는 일평균 73만4530건으로 전년 대비 9.8%, 이용금액은 3조2660억원으로 12.3% 증가했다.

한편 비 정액권을 포함한 전체 자기앞수표 일평균 이용 건수는 2021년 25만9000건에서 지난해 22만4000건으로 줄었지만, 이용금액은 1조2060억원에서 1조 2440억원으로 소폭 늘어났다.

비 정액권은 고액 거래를 하는 기업이 주로 활용하고, 이전 지급수단을 계속 이용하는 상거래 관습 등의 이유로 상대적으로 감소 속도가 더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