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잡지 역사 100여년, 이 사람이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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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대부터 최근까지 국내 잡지의 역사 뿐만 아니라 당시의 문화와 예술, 시대상도 엿볼 수 있는 옛날 잡지와 신문 등 희귀본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귀촌인이 있다는 제보에 지난 4월 14일 삼동면에 위치한 그의 자택을 찾아가 만나봤다.
2020년 남해로 귀촌한 서상진(삼동면·69) 씨가 소장한 잡지들 속에는 아능 조용만, 최태영, 춘원 이광수, 정인택, 박태원, 최인준, 파인 김동환, 백 석, 가람 이병기, 육당 최남선 등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들과 그 작품들이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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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시대 김희준]
1900년대부터 최근까지 국내 잡지의 역사 뿐만 아니라 당시의 문화와 예술, 시대상도 엿볼 수 있는 옛날 잡지와 신문 등 희귀본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귀촌인이 있다는 제보에 지난 4월 14일 삼동면에 위치한 그의 자택을 찾아가 만나봤다.
2020년 남해로 귀촌한 서상진(삼동면·69) 씨가 소장한 잡지들 속에는 아능 조용만, 최태영, 춘원 이광수, 정인택, 박태원, 최인준, 파인 김동환, 백 석, 가람 이병기, 육당 최남선 등 시대를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들과 그 작품들이 살아 있었다.
당시 문예지의 특성 상 표지를 장식한 그림들 역시 남해 출신 유명 서양화가 이 준을 비롯해 장욱진, 대향 이중섭, 수화 김환기, 소전 손재형, 배렴 등 당대 걸출한 화가들의 작품들로 장식됐다. 그는 왜 이런 자료를 수집하게 됐을까?
▲ 서고를 옛 잡지 등으로 가득 메운 서상진 씨. 손에 든 것은 1962년에 발간된 남해군 향토지 『향토』의 창간호다. |
ⓒ 남해시대 |
경기도 부천 출신인 서상진씨가 독학을 하며 10대 때부터 모으기 시작한 잡지 속에는 시와 소설, 수필과 그림이 담겼을 뿐 아니라 과거의 역사와 보통 사람들의 삶이 닮겨 있어 한 권도 버릴 수 없었다고 한다.
▲ 지금은 남해제일고로 이름이 바뀐 남해농업고등학교가 발간한 교지 『망운』 1967년 제 7호의 표지. 속지는 등사인쇄됐다. |
ⓒ 남해시대 |
인터뷰 중 그가 꺼내 든 대표적인 남해 관련 잡지는 <향토> 창간호와 <망운>이었다. <향토>는 1962년에 창간된 향토지로, 124페이지에 문신수 작가의 글이 실려있다. 문신수는 남해출신 작가로, 1961년 유명 소설가였던 안수길 작가의 추천을 받아 <자유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그가 등단 직후인 1962년에 <향토> 창간호에 글을 실은 것이다.
'중앙 문단에 등단한 동향 출신 문인'이란 설명대로 당시로선 등단 자체가 어려웠던 풍토에 유명 문예지를 통해 중앙 문단에 등단한 남해출신 신인 작가는 귀한 문인의 탄생으로 큰 주목을 받았을 것이다.
<망운>은 1967년 제 7호로, 지금은 남해제일고등학교로 명칭이 변경된 남해농업고등학교의 교지이다. 비용을 아끼기 위함이었을까, 겉표지만 기계 인쇄이고 속지는 철필로 일일이 긁어 등사 인쇄했다. <망운>에 실린 글들의 저자를 알아보는 이도 적지 않을 듯 하다.
남해출신 정을병 작가가 연루됐던 '문인간첩단 조작사건'의 계기가 된 글이 실린 <한양>이란 잡지도 있었다. 이 잡지의 발행인은 김인재란 인물로, 서씨가 임헌영 교수에게 전해들은 말에 의하면 이 인물 역시 남해 출신 인사다.
"잡지 속엔 문학도, 예술도, 역사도 들었어요."
이 외에도 남해출신 유명한 이 준 화가가 표지를 그린 각종 문예지들을 서가에서 꺼내 놨다. 상태가 좋아서 표지만으로도 전시회가 가능해 보이는 수준이었다. 이 준은 남해 출신의 서양화가로, 국내에선 서양화단의 선구자로 불리는 인물이다. 이 화백은 안타깝게도 지난 2021년 노환으로 별세했다.
전북지역의 잡지역사 프로젝트를 최근 끝낸 서씨의 다음 프로젝트는 영남지역의 잡지역사다. 그 일환으로서 정리 중인 그의 자료 일부는 남해의 근현대사와 문화를 알 수 있는 사료로서, 또한 예술로서 가치가 있어 보였다. 그는 향후 국회도서관 전시회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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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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