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장애는 재난"…KT 통신 케이블 단선 사고 예방 '앞장'
"통신 케이블 지도 앱·건설업계 협력으로 예방"
"통신이 안 된다는 건 이제 불편한 게 아니라 재난 수준으로 받아들여야 되는 시대입니다."
서문찬 KT 충남·충북광역본부 기술지원부 부장은 2일 오전 KT 기자실에서 열린 스터디에서 "이제 통신이 없는 세상은 생각하기 어렵다. 119·112·114 긴급 전화도 안되고 소상공인들 카드 결제도 금융·증권 거래가 정지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통신 장애 사고 발생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지하에 매설된 통신 케이블 절단에 의한 사고가 주를 이룬다. KT가 최근 2년간 통신 케이블 단선 사고를 일으킨 공사를 유형별로 분류한 내용을 살펴보면, 상·하수도 굴착(26%), 도로공사 굴착(23%), 신축건물 터파기 및 펜스 굴착(18%) 등 굴착 공사가 약 70%를 차지한다. 평균적으로 매년 380여건의 크고 작은 단선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통신 케이블 단선 사고는 인터넷이나 전화 등 유선 서비스 장애 뿐만 아니라 무선 서비스 장애도 일으킨다. 실제 지난 2021년 말 공사 중 지하 통신 케이블이 절단되는 사고로 영등포 일대 유·무선 통신서비스가 중단된 바 있다.
서문찬 부장은 "통신 케이블 단선 사고로 인해 KT 고객센터에 접수된 민원(서비스가 안된다)이 연간 약 5000건이나 된다. 하루 평균 367건 씩들어오는 셈"이라면서 "1년 중 하루도 빠짐없이 어디선가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깜깜이 공사'에 단선 사고 '비일비재'
단선 사고는 통신사업자뿐만 아닌 건설 기계 작업자나 건설사도 피해가 크다.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 통신 케이블 복구 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하 시설물은 영업 배상 책임 보험에서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또 복구 기간 동안 공사 진행이 어려워 공사 기간이 길어지는 손해를 보게 된다.
지금까지 건설 기계 작업자들은 곳곳에 설치된 ‘광케이블 매설 지역’ 푯말을 확인하거나 KT에 직접 문의 하는 방식으로 통신 케이블 매설 여부를 확인해왔다. 조금만 부주의하면 단선 사고의 위험에 수 있는 구조다.
KT처럼 지하 매설물을 보유한 회사들이 선제적으로 공사 현장을 순회 점검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언제 어떤 작업이 이뤄질지 장담할 수 없는 공사의 본질적인 특성 상, 지자체에 신고되는 공사 정보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KT가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공사 정보의 정확도에 관해 실사를 해본 결과, 두 달간 진행된 37건의 공사 중 거의 대부분인 27건이 신고가 없는 ‘깜깜이 공사’였다. 반대로 이미 끝나 있어야 할 공사가 이제 막 터파기를 시작하는 경우도 있었다.
깜깜이 공사를 포함해 전국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공사는 월간 약 3000여건으로 추정된다. 만약 모든 공사가 신고 후에 진행되더라도, 실시간으로 굴착 시점을 특정하고 회사 직원들이 현장에 일일이 방문해 통신 케이블을 탐지해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게 KT 설명이다.
"단선 사고 예방위해 업계 간 힘 모아야"
서문찬 부장은 이날 건설업과 통신사들의 협력이 통신 케이블 단선사고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하 매설물 보유 기업, 공사 관계자 어느 한 쪽만 노력해서는 단선 사고를 예방하기 어렵고, 양측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해야 사고 발생률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우선 KT는 단선 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기본 방식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건설 기계 작업자들이 현장에서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광케이블 매설 지역' 푯말과 주의 깃발, 스티커를 전국에 다수 설치 더불어 전사 620개의 순찰조가 일평균 150㎞을 주행하며 주요 통신 케이블 구간을 점검하고 있다. OSP(외부 통신 시설) 관리 시스템도 지속적으로 고도화 중이다.
‘광케이블지킴이’라는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 시범 적용 중이다. 광케이블지킴이는 공사 현장 주변에 통신 케이블이 얼마나 가까이 매설돼 있는지 확인해주는 앱이다. 매설 현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KT 선로 전문가와 바로 연결해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KT는 전국의 건설기계개별연명사업자협의회와 업무협약을 지속적으로 맺어 협의회 소속 작업자들이 광케이블지킴이 앱을 이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건설 기계 제조사와 협력하고 있다. KT는 국내 주요 건설 기계 제조사 HD현대인프라코어, HD현대건설기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이들의 텔레매틱스 플랫폼과 KT OSP 관리 시스템을 연동하는 방안을 지속 논의 중이다.
텔레매틱스는 건설 기계에 탑재돼 현재 위치나 성능, 기능, 부품 이상 등을 파악한 뒤 네트워크를 통해 기계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수집된 건설 기계의 위치 정보와 OSP 관리 시스템의 통신 케이블 정보를 조합해 건설 기계 작업자가 매설 지역에 근접하면 주의 메시지를 받게 된다.
KT 관계자는 "지하 통신 케이블은 안정적인 통신 서비스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작업자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하기 어렵다"면서 "KT는 다양한 방안을 통해 통신 케이블의 인식을 높이고 건축업자들이 더욱 안전하게 공사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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