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밀리고 중국에 찍히고…‘파이’ 줄어드는 한국경제
대만, 18년 만에 국민총소득 한국 추월
1분기 대중국 무역, 수교 후 최대 적자
반도체 위축·미중 분쟁에 경쟁 무대↓
반도체를 바탕으로 수출 강국으로 군림해 온 한국경제가 설 곳을 잃고 있다. 경쟁국인 대만에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에서 밀리고,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는 수교 이래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핵심 원인은 반도체 수출실적 악화인데, 현 상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깊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4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대(對)중국 수출은 95억16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29억4900만 달러보다 34억3300만 달러(26.5%) 감소했다. 전월(104억1800만 달러)과 비교해도 9억200만 달러(8.7%) 줄어든 수치다.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5월에 전월 대비 1.3% 증가한 이후 한 차례도 전년과 비교해서 늘어난 적이 없다.
반면 4월 수입은 117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123억3200만 달러)대비 11억5900만 달러(9.4%) 줄었다. 전월(131억9100만 달러)과 비교해도 14억100만 달러(10.6%) 감소했다.
수출은 크게 줄고 수입은 보합세를 보이면서 대중 무역적자는 커지고 있다. 4월 대중 무역수지는 22억7000만 달러 적자다. 1분기를 기준으로 전년과 비교하면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최대인 79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연합뉴스가 중국 해관총서(한국 관세청에 해당) 무역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대중 수출은 382억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8.2% 감소했다. 수출은 크게 줄어든 반면, 수입은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중 수출 감소로 우리 경제가 주춤하는 동안 반도체 경쟁국인 대만은 1인당 GDP에서 우리를 추월했다. 1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 통계처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지난해 대만의 1인당 GDP는 3만2811달러(약 4400만원)로 한국의 3만2237달러보다 많았다”며 “대만의 1인당 GDP가 한국을 앞선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와 대만은 비슷한 인구 구조에 제조업 기반 수출국이라는 공통점을 가졌다. 특히 양국 모두 반도체 산업과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커 경쟁 관계로 평가받아 왔다.
이번에 대만에 국민총소득을 역전당한 것 역시 반도체와 중국 때문이다. 대만은 지난해 기준 반도체 세계 시장을 58.5% 점유한 TSMC 덕분에 총 514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중국 봉쇄 조치 등 여파로 47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대만에 비해 우리나라 중국 수출이 줄어든 게 크게 작용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중국 수입 시장 내 한국 제품 비중은 6.2%로 세계 4위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우리는 대중국 수출 2위 국가였다.
반면 대만은 중국 내 수입 시장에서 7.1%의 점유율로 미국(7.8%)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1위 자리를 내어주긴 했지만, 여전히 우리를 앞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최근 중국과 외교·정치적으로 관계가 나빠지면서 당분간 대만을 다시 따라잡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을 대신할 수출처를 빠르게 확보하지 못할 경우 수출 위기 또한 계속할 수밖에 없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반도체 등 핵심 수출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한 데다 미·중 갈등 탓에 대중 수출이 전과 같은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동안 반도체 등의 수출을 중국에 크게 의존하면서 새로운 산업과 기술기업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자동차 수출이 양호해서 괜찮긴 하지만 우리나라가 반도체 의존이 높은 경제였기 때문에 반도체 약화는 확실히 타격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또 미국과 중국의 현재 이슈가 조기에 그렇게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망했다.
성 교수는 “기본적으로 (수출 실적이 향후) 개선될 수는 있으나 여전히 어려운 국면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대비해야 한다”며 “반도체 개선이 안 되면 전체적인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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