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효율' 차세대 태양전지 대면적 셀 개발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고 효율의 차세대 태양전지 대면적 셀을 개발해 특허 완료 및 상용화에 들어갔다.
한국화학연구원은 전남중 박사 연구팀이 서장원 카이스트(KAIST) 교수와 공동으로 기존 흡습성이 큰 도펀트를 대신한 우수한 용해성을 가지는 이온성 액체 형태의 도펀트(Dopant)를 개발해 세계 최고 수준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및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도펀트란 물질(재료) 또는 공정에 원하는 효과를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첨가하는 불순물이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정공수송층에 포함되어 전기전도도를 향상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신규 도펀트 개발을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200㎠ 이상 대면적에서 18.24%의 효율을 달성했다. 활성 면적 기준으로는 19.91%를 달성한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기존에는 17.9%가 최고였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용액 공정을 통해 높은 효율을 달성할 수 있으면서도, 유연하고 훨씬 가벼운 태양전지를 구현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현재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는 좁은 면적 (~0.1㎠)에서 효율을 개선하는 연구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다. 경제성 확보를 통한 상용화를 위해선 넓은 면적에 동일한 성능을 구현하고 장시간 유지해야 하는 기술이 필수적이었다. 특히 그동안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정공수송층에 주로 사용되던 유기 단분자 소재(Spiro-OMeTAD)는 효율 확보에는 유리하나 열에 매우 취약했다. 반면에 유기 고분자인 PTAA(폴리트리아릴아민)는 고온에서 매우 안정하지만 효율을 극대화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도펀트’의 활용이 연구되고 있다. 주로 사용되어온 리튬(Li) 등의 이온 염 기반 도펀트는 전도도를 향상시켜 효율을 증가시킬 수 있었다. 문제는 물과 매우 친한 성질을 지녀 물을 흡수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수분이 페로브스카이트 층 및 정공 수송층을 장기적으로 분해해 성능을 저해시킨다.
연구팀은 새로운 도펀트를 개발해 정공 전달물질의 전기적 특성을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페로브스카이트 한계점을 보완하여 효율 및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향상해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에 적용하는데 성공했다. 산-염기 반응에 힌트를 얻어 ▲정공 전달 고분자 PTAA에 전도도를 향상시킬 수 있는 ‘산 물질’과 ▲페로브스카이트 표면의 결함을 억제하여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아민 계열의 ‘염기 물질’을 반응시켜 신규 도펀트를 개발했다. 아민의 탄소 원자 수와 농도를 조절하여 용액 내에 완전히 분산시켜 성공적으로 200㎠ 이상의 대면적에 코팅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18.24%의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을 달성했다. 또 속광조사 1080시간 후 초기효율 대비 89% 이상, 85℃·85% 조건 하에서 초기효율 대비 90% 이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연구팀이 2016년부터 꾸준히 연구해온 특히 대면적 코팅기술과 레이저 식각 공정을 적용해 고효율, 고안정성을 갖는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셀을 실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현재 상용화된 실리콘 태양전지 셀의 크기와 유사한 200㎠ 이상 대면적의 세계 최고 효율 및 장기 안정성까지 확보했다"면서 "저조도 사물인터넷(IoT) 제품형 태양전지,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 등의 실질적 상용화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관련 기술을 지난해 국내 특허 등록했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에 특허 출원을 완료했다. 국내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대면적 양산화 기술을 보유 중인 민간 기업에 기술을 이전해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Energy Environmental Science’ 지난 3월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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