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서세원, 영욕의 세월 뒤로 하고 영면..서동주 “은혜 갚으며 살겠다” [종합]
고 (故) 코미디언 겸 사업가 서세원이 영욕의 세월을 뒤로 하고 영면에 들었다. 딸 서동주가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고 서세원의 영결식 및 발인이 2일 오전 7시 40분부터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에서 한국 코미디언협회장(葬)으로 진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교회식으로 진행돼 예배를 올리는 시간을 따로 가졌다. 20분 정도 예배 시간 종료 후 대기하고 있던 유가족과 동료 연예인들이 차례로 영결식 장소로 이동했다.
영결식은 코미디언 김학래가 사회를 맡았고, 한국방송코미디어협회장 엄용수가 추모사를, 문영그룹 박문영 회장이 추도사를 맡았다.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된 영결식에는 딸 서동주를 비롯해, 재혼한 배우자의 딸, 며느리, 외조카와 동료 연예인들이 고인의 마지막을 함께했다.
먼저 코미디언 김학래의 사회를 시작으로 고인에 대한 묵념, 고인의 약력을 설명하는 순으로 이어졌다. 김학래는 “일반적이지 않게 예배 영결식을 따로 한 것은 유족들이 카메라 세례를 원치않기 때문에 별도로 영결식을 했다.이해 부탁한다”고 설명했다. 추모사를 맡은 엄영수 코미디언협회장은 “오랜 시간동안 친구였던 서세원이 이국의 땅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한줌의 재가 돼 우리 옆에 온 게 믿어지지 않는다. 가엽고 황망하기 이를 데 없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서세원과의 인연은 1981년 6월부터 시작한다. 2년동안 서세원과 붙어다니면서 힘든 연예계 시절을 버틸 수 있었다”며 과거를 회상 했다. 마지막으로 엄 회장은 “세원이가 팬여러분께 심려끼친 일들도 있었지만, 개그계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주고 후배들에게 많은 가르침을 준 것을 생각하며 모든 것을 용서하기 바란다”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영결식 마지막 순서로는 서동주가 가족대표로 인사를 올렸다. 그는 “우선 자리에 와주시고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켜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운을뗏다. 이어 “아버지와 과거에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지만, 마지막 순간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의 은혜 잊지 않고 살겠다”며 조문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서동주는 서세원이 어머니 서정희와 이혼한 뒤 절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세원은 아내 서정희의 폭행 혐의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5년 이혼했다. 이후 서세원은 2016년 23세 연하 해금연주자 김 씨와 재혼해 딸을 얻었다. 서동주는 과거 자신이 집필한 책을 통해 “아버지와 좋은 추억까지도 다 없앴다. 재혼한 가정에서는 충실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심정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서동주는 아버지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두 차례나 캄보디아로 건너갔고, 현지에서 장례 예배에 참석했다. 한국에 서세원의 유해가 도착한 뒤에서 빈소에서 조문객을 맞이하며, 딸로서 고인의 마지막을 지켰다.
한편 서세원은 지난 4월 20일 오후 캄보디아 프놈펜 미래병원에서 링거를 맞던 중 심정지로 세상을 떠났다. 항년 67세, 유가족 측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서세원의 시신을 한국으로 옮겨 부검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현지 상황이 여의치 않자 캄보디아에서 화장한 후 한국에서 장례를 치르는 것으로 결정했다. 화장은 지난달 28일 캄보디아에서 이뤄졌으며, 한국에서 빈소는 지난 달 30일부터 마련돼 지인들이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3일간 빈소는 상주인 딸 서동주와 유가족들이 지켰으며, 코미디언 김학래, 이용식, 조혜련, 박성광, 정선희 등이 방문해 조의를 표했으며, 가수 설운도, 코미디언 임하룡 등 고인의 연예계 동료들이 보낸 근조화환들이 놓였다.
고 서세원은 1979년 TBC라디오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영11’, ‘청춘행진곡’, ‘일요일 일요일 밤에’등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학하며 정상급 개그맨으로 인기를 누렸다. ‘산 넘고 물 건너 바다 건너셔’라는 유행어로 대중의 주목을 받고, 2000년대 초반까지 KBS2 간판 예능 프로그램 ‘서세원 쇼’를 이끌었다. 고인은 2000년대 초중반 방송 활동을 중단하고 사업가로 활동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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