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물가 공포에 짓눌린 '가정의 달'

이광호 2023. 5. 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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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등 기념일이 빼곡히 몰려있는 5월 '가정의 달'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지금은 2년 전보다 물가가 높아졌고, 코로나19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는 등 변화가 커 평균 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소비자원 참 가격을 보면 지난달 삼겹살, 삼계탕, 냉면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7.5∼16.3%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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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올라 기념일 지출 더 부담
민생 위해 물가 안정 대책을

어린이날(5일), 어버이날(8일), 스승의 날(15일), 부부의 날(21일) 등 기념일이 빼곡히 몰려있는 5월 ‘가정의 달’이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고마운 분들께 감사와 사랑을 전하는 특별한 달이지만, 가정의 달이 달갑지 않은 사람도 있다. 평소보다 지출이 늘어나는 탓에 누군가에게는 ‘공포의 달’이 되곤한다. 특히 물가가 올라 씀씀이를 줄이며 생활하는 서민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 2021년 직장인 868명을 대상으로 ‘가정의 달 지출 계획’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5명 중 4명에 해당하는 78.1%가 가정의 달 지출 비용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가정의 달에 평소보다 48만원 이상을 더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장인들의 한 달 평균 지출 비용은 97만원 수준인 반면, 5월 지출 예상 비용은 평균 155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지금은 2년 전보다 물가가 높아졌고, 코로나19 각종 규제에서 벗어나는 등 변화가 커 평균 지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테마파크 등 놀이시설과 키즈카페 요금이 지난해 0%대 상승률을 보이다가 최근 급등하면서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이는 2019년 9월(2.4%)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고의 상승률이다. 실제 에버랜드는 지난달부터 연간이용권과 일일 이용권(종일권)을 최대 15.4% 인상했다. 종일권 가격은 6만8000원으로 4인 가족(대인/청소년 기준)이 에버랜드를 이용하려면 총 27만2000원이 필요하다.

외식물가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한국소비자원 참 가격을 보면 지난달 삼겹살, 삼계탕, 냉면 등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서울지역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7.5∼16.3% 올랐다. 삼겹살(200g 환산 기준)의 경우 평균 1만9236원으로 1년 전보다 12.1% 올랐다. 4인 가족이 음식점에서 삼겹살 4인분과 식사류, 주류 등을 곁들이면 10만원이 훌쩍 넘는 셈이다. ‘국민 간식’으로 불리는 치킨은 3만원 시대가 코앞이고, 삼계탕·냉면·비빔밥 한 그릇도 2만원에 육박했다.

그뿐인가. 식료품 등도 올라 집에서 해 먹기도 부담스럽다. 계란값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산란계가 부족해지면서 40%가량 올라 떨어질 줄 모른다. 파를 직접 키우는 ‘파테크’ 유행을 낳은 대파값은 1년 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올랐다.

문제는 외식비와 식료품 등의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돼지고기 부위 중 삼겹살 소매가격은 1일 기준 ㎏당 평균 2만4750원으로 한 달 전 2만2560원보다 9.7% 올랐다. 닭고기도 ㎏당 6250원으로 3.0% 뛰었다.

무엇보다 정부가 억누르고 있는 전기와 가스 등 연료 물가 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경우 꺾이고 있는 물가의 재반등도 예상된다. 물가 안정은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부는 촘촘한 대책을 마련해 속도감 있게 실천해야 한다. 정치권의 협치도 필요하다.

이광호 유통경제부장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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