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해서라도 요구안 쟁취해야”...현대차 노조 파업하나?
현대차 노조 상당수 간부들은 '파업투쟁을 해서라도 임금피크제 폐지 등 노동조합 요구안을 모두 쟁취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노조가 다음달 '임금 및 단체협상'을 앞두고 최근 확대간부 약 4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조합원 5만명인 현대차 노조는 국내 단위노조 중 규모가 가장 크다.
2일 현대차 노조가 자체 발행하는 소식지인 『현자지부신문』에서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단체협상을 어떻게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 노조 간부 70% 이상이 '파업투쟁을 해서라도 요구안을 쟁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어떤 투쟁전술이 가장 효과적이냐'는 질문에는 '전 조합원이 울산에 집결해 큰 투쟁을 해야 한다'는 답이 30.3%로 가장 많았다. '2시간, 4시간 파업보다는 8시간 혹은 1일 파업 투쟁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29.8%), '생산공장 등 실정에 맞게 투쟁을 해야 한다'(24.5%)는 응답 등이 뒤를 이었다. '짧은 시간(4시간 이내) 파업을 여러 날에 걸쳐 투쟁하는 게 효과적이다'라는 응답도 14.6%였다.
2017년 24일간 파업했던 현대차 노조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를 달성했다. 무분규를 이어온 그간 노사 분위기와는 다소 다른 의견이 나온 셈이다.
임단협 테이블에 올릴 주요 안건도 설문했다. '올해 단체교섭에서 가장 시급하게 제도 개선해야 할 의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정년연장'이라는 응답이 66.9%로 가장 많았다. 39.8%는 '복지 확대'를, 34.9%는 '노동시간 축소 및 식사시간 확대' 등을 복수로 선택했다. '임금피크제 폐지'라는 응답도 34.4%로 다수를 차지했다.
'정년연장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는 '정년연장은 국민연금 수급개시(만65세)와 연동해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52.2%)이 절반을 넘겼다. 현대차 정년은 만 60세다. 하지만 61세부터 숙련재고용이라는 제도로 정규직이 아닌 촉탁계약직 신분으로 1년 더 근무한다.
파업투쟁에 거부감이 없는 듯한 노조 분위기에 정년연장안 등 까다로운 안건이 임단협 주요 쟁점으로 등장한다면 노사간 접점 찾기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해 노사는 협상 쟁점이었던 국내 공장 신규 건설 합의안을 끌어냈다. 현대차 최초로 전기차 전용공장을 울산에 짓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임금인상과 성과금 규모는 전년 대비 연봉을 9%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선에서 합의했다. 이외에 격려금 100%,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등도 별도 지급하기로 했다.
다음 달 시작하는 현대차 노사의 임단협은 단순히 기업 개별 노사 문제를 넘어선다. 유사 생산직 기업 노사 간 협상의 '바로미터'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국내 제조업체 가운데 가장 선호하는 기업이다. 생산직 공고가 나오면, 회사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큰 관심을 받는다. 사무직을 아우르는 현대차 평균 연봉은 2021년 기준 9600만원 정도다. 근무 시간에 따라 생산직 평균 연봉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생산직 연봉 수준이 최근 공개된 적은 없다. 2016년 공개된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생산직 평균 연봉은 9만400달러(약 1억1888만원) 정도였다.
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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