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이진복, 태영호 녹취록에 "공천 줄 위치 아냐, 논의 안해"

한지혜, 조수진 2023. 5. 2. 09: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진복 정무수석이 2일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에게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 관계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되자 이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지난 2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접견실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이 수석이 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오픈 라운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금기 사항으로 한 게 관여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안 했다”며 “공천 문제는 당에서 하는 거지 여기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이어 “저에게 의견 물으면 답할 수 있겠지만 제가 공천해 줄 위치에 있지도 않고 그런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태영호가 어제 두어통 통화(했다)”며 “(태 최고위원이) ‘직원들한테 설명하다 보니까 과장되게 이야기한 거 같다. 죄송하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태 최고위원의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이 수석이 이날 직접 실명 브리핑을 진행하며 해명한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례적인 일로 꼽힌다.

전날(1일) MBC는 이 수석이 태 최고위원에게 공천 문제를 거론하며 한일 관계에 대한 옹호 발언을 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보도한 바 있다. 태 최고위원은 공개된 음성 녹취에서 “오늘 나 들어가자마자 정무수석이 나한테 ‘오늘 발언을 왜 그렇게 하냐. 민주당이 한일 관계 가지고 대통령 공격하는 거 최고위원회 쪽에서 한 마디 말하는 사람이 없냐. 그런 식으로 최고위원 하면 안 돼!’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의 한일관계 정책과 관련해 적극적으로 옹호하지 않았다는 질책을 이 수석으로부터 들었다는 것이다.

또 태 최고위원은 “그래서 앞으로 최고위원 발언할 때 대통령실에서 다 들여다보고 있다”며 “당신이 공천 문제 때문에 신경 쓴다고 하는데 당신이 최고위원 있는 기간 마이크 쥐었을 때 마이크를 잘 활용해서 매번 대통령한테 보고할 때 ‘오늘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정상적으로 들어가면 공천 문제 그거 신경 쓸 필요도 없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내가 이제부터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 이진복 수석이 나한테 좀 그렇게 약간. 다 걱정하는 게 그거잖아”라며 “강남 갑(태영호 최고위원 지역구) 가서 재선이냐 오늘도 내가 그거 이진복 수석한테 강남 갑 재선되느냐 안 되느냐”라고 말했다.

이후 녹취록 논란이 거세지자 태 최고위원은 같은 날 해당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내고 본인이 이런 발언을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면서도 이 수석이 공천 관련 발언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공천 관련 발언도 한일관계 관련 발언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이와관련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만약 사실이라면,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여당 최고위원인 현역 국회의원에게 용산의 하수인 역할을 하도록 공천으로 협박한 것 아닌가”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총선 당시의 불법 공천개입으로 2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에서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사람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다”라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사실이라면 당무개입, 공천권 개입이라는 중대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즉각 경질하고 검찰에 고발하라. 그것이 아니라 "태영호 의원이 전혀 없는 일을 꾸며내 거짓말한 것이라면, 태영호 의원은 대통령실을 음해한 책임을 지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허은아 의원도 “당은 긴급 윤리위를 소집하고, 태영호 의원은 스스로 물러나라”고 가세했다. 그는 “‘과장했다’는 말로 끝날 것이 아니라, 리스크의 꼬리를 끊어내야 한다”며 “말이 아닌 행동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