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26)항암백신 만들고 OLED 소재 개발하는 전문가 AI…LG 엑사원

한예주 2023. 5.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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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 Tech) 등 새로운 성장축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10년, 15년 뒤를 대비한 미래 기반 확보에 더욱 힘써가겠습니다."(구광모 LG그룹 회장, 3월 29일 LG 주주총회)

LG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중심축으로 AI를 꼽았다. LG는 기술 혁신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AI와 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초거대 AI '엑사원(EXAONE)'은 LG AI 사업의 중심이다. LG는 AI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2020년 각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AI 개발 인력을 LG AI 연구원에 모았다. 이렇게 탄생한 그룹 차원의 AI 연구 허브 LG AI 연구원은 설립 1년 만에 초거대 AI 엑사원 개발에 성공했다. 초기 개발에만 1억달러, 한화로 약 1283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과감히 투자한 결과다.

[사진제공=LG]
인간을 위한 전문가…챗GPT 뛰어넘을 '바이링구얼 AI'

엑사원은 '인간을 위한 전문가 AI(EXpert Ai for everyONE)'라는 의미로, 10의 18승 즉, 100경(京)을 뜻하는 접두어 'EXA'의 의미도 갖고 있다. 인류가 지금까지 사용한 모든 단어를 데이터로 저장한다고 가정할 때 그 양이 5엑사바이트(Exabyte)일 만큼 매우 큰 단위로 초거대 AI의 규모를 가늠하기에 적합한 단어다.

현재 엑사원은 6000억개 이상의 말뭉치(토큰, AI가 이해하는 언어 단위)와 이미지·텍스트로 짝지어진 3억5000만장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해 언어와 이미지 간의 양방향 데이터 생성을 구현한다. 특히, 한국어와 영어 두 언어의 특징을 동시에 학습한 '바이링구얼(이중언어) AI'로 성장했다. 한국어 데이터는 전 세계 인터넷 데이터에서 비중이 0.6%에 불과한 반면, 영어 데이터는 60%로 방대하기 때문이다. 엑사원은 인공신경망을 갖춰 논문과 같은 전문 문헌 뿐만 아니라 수식과 표, 이미지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AI는 텍스트를 분석해 이미지를 찾는 수준이었다면, 엑사원은 "호박 모양의 모자를 만들어 줘"라고 말하면 학습된 정보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해 '호박 모양의 모자' 이미지를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

엑사원이 창작한 봄의 이미지로 제작한 광고 이미지. [사진제공=LG]

산업 현장 난제 해결사…백신 개발까지 '성큼'

엑사원은 특정 용도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현재 일반에 공개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챗GPT와 달리 엑사원은 IT·금융·의료·제조·통신 등 산업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첫 번째 협업은 우리은행과 이뤄졌다. LG와 우리은행은 AI 뱅커를 비롯해 미래형 점포 서비스, 차세대 금융 서비스 등을 개발하기로 했다. AI 뱅커는 올해 말 공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현 단계에서의 엑사원 활용은 LG그룹 계열사 시범 적용에 무게가 실려 있다. 엑사원 적용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그룹사는 ▲LG전자(제품 수요 예측, PCV 자동 설계 등) ▲LG디스플레이(차세대 OLED 발광 소재 개발) ▲LG이노텍(검사 공정 비전 검사) ▲LG화학(납사 스케쥴링 최적화) ▲LG에너지솔루션(리튬황 배터리 전해질 개발 ▲LG생활건강(제품 디자인) ▲LG유플러스(앱스토어 고객 리뷰 분석) 등이다.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신항원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 AI연구원은 환자의 유전 정보와 암 세포의 돌연변이 정보를 이용해 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하는 신항원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는 기존 타 예측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여 개인 맞춤형 항암 백신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LG AI연구원 홈페이지 캡처]
AI 혁신엔 '인재'가 우선…모시기부터 양성까지 활발

LG는 AI 인재 모시기에 힘을 써 사업을 키워갈 복안이다. 일례로 초창기 70여 명 구성원으로 출발한 LG AI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220명 수준으로 2년 새 규모가 3배 커졌다.

인재 양성 작업도 활발하다. 구 회장 취임 후 2018년,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LG테크놀로지벤처스와 LG AI연구원을 설립한 LG는 최근 서울 마곡에 'LG디스커버리랩 서울'을 정식 개관했다. AI 시대를 살아갈 청소년에게 AI 기술이 변화시킬 미래의 모습을 직접 경험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하자는 취지 아래 기획한 교육 시설이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AI·바이오·클린테크 등 신사업 관련 인재 400여 명을 초청해 4년 만에 열린 'LG테크콘퍼런스'에서 "꿈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과 혁신,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사람과 인재가 소중하다"며 그룹 차원의 연구개발(R&D)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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