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 만의 ‘우승’ 파티 준비→역대급 김칫국… 나폴리 ‘축제’는 다음으로

김희웅 2023. 5. 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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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팬들은 살레르니타나전 킥오프 전부터 축제 분위기를 즐겼다.(사진=연합뉴스)
33년 만의 우승 세리머니를 위해 구름 관중이 거리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나폴리 팬들은 살레르니타나전 우승 세리머니를 위해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에 모였다.(사진=게티이미지)
김칫국을 들이킨 꼴이 됐다. 이미 ‘황제 대관식’ 준비를 마친 나폴리가 예상치 못한 무승부를 기록하며 정상 등극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나폴리는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리그 14위인 살레르니타나와 이탈리아 세리에 A 32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나폴리(승점 79)가 이겼다면 우승이 확정되는 경기였지만, 살레르니타나에 발목 잡혔다. 김민재는 이날 아미르 라흐마니와 센터백으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이탈리아 명문 구단으로 꼽히는 나폴리는 1926년 창단 후 딱 두 차례 세리에 A를 제패했다. 모두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던 시절인 1986~87시즌, 1989~90시즌 달성한 것이다. 이후 우승과 연이 없었다. 

33년 만의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를 목전에 둔 나폴리 구단과 나폴리 시는 살레르니타나전 경기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 홈팬들과 함께 우승의 순간을 즐기기 위함이었다. 애초 이 경기는 하루 전인 29일 오후 10시에 열릴 예정이었다. 다만 나폴리가 살레르니타나를 이긴다면, 30일 열리는 라치오와 인터 밀란의 경기 결과에 따라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그렇게 되면 나폴리 선수단과 팬이 세리머니를 함께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다. 

나폴리의 무난한 우승 확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결국 일정은 변경됐다. 마침 2위 라치오가 살레르니타나전 킥오프 직전 열린 인터 밀란과 경기에서 1-3으로 지며 기나긴 레이스를 매듭지을 판이 깔렸다. 이미 나폴리 시는 우승을 확정한 것처럼 꾸며졌고, 팬들은 홍염을 터뜨리는 등 세리머니 예열을 마쳤다. 나폴리 안방인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 스타디움은 역사적인 장면을 보기 위한 팬들로 가득 찼다. 
김민재(오른쪽)가 살레르니타나를 상대로 풀타임 활약했다.(사진=게티이미지)

살레르니타나전 김민재의 수비 장면.(사진=연합뉴스)
선제골 이후 나폴리 선수단이 기뻐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부담이 된 탓인지 나폴리는 평소와 달리 좀체 골문을 열지 못했다. 압도적인 볼 점유율(73%)을 앞세워 90분 내내 슈팅 24개를 때리는 등 맹공을 퍼부었지만,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선제골을 넣고도 불라예 디아에게 일격을 맞아 우승을 확정하지 못했다. 우승 퍼레이드를 위해 경기 일정을 바꾸고, 팬들이 운집한 게 모두 물거품이 된 순간이었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살레르니타나전을 마친 후 “내가 보기에 (이번 무승부로) 단지 즐거움을 더 연장하는 것일 뿐이다. 이 위치에서 선두를 달리는 게 불편하지 않다. 조금 더 오래 축하를 이어갈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우승을 제 손으로 이룰 기회가 있다. 나폴리는 오는 5일 우디네세(13위)와 격돌한다. 무승부 이상의 성적만 거둬도 33년 만의 대업을 이루게 된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메르카토에 따르면 세리에 사무국과 나폴리는 현지 시각으로 오후 8시 35분에 잡힌 경기를 오후 3시로 당긴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파티가 열릴 현장에 경찰 등 인력 배치를 수월하게 하기 위함이다. 

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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