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로 먹고사는 한국…높아진 무역장벽, 답은 철저한 ESG" [세계ESG포럼]

강찬수 2023. 5. 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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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제주 서귀포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제2회 세계 ESG 포럼에서 주최자인 한국 ESG학회 고문현 회장이 개회 인사를 하고 있다. 강찬수 기자

한국 ESG 학회가 주최하고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주관하는 제2회 '세계 ESG 포럼'이 국내외 ESG 전문가와 기업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일 제주 서귀포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렸다.

사회가 기업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요구하고, 기업의 ESG 경영을 통해 사회 전체의 발전을 추구한다는 ESG의 기본 이념에 맞게 이번 행사는 주제도 'ESG를 통한 인간 존엄성'으로 정했다.

1일 제주 서귀포에서 열린 제2회 세계ESG 포럼. 강찬수 기자

고문현 ESG 학회장(숭실대 교수)은 개회 인사에서 "유럽이 탄소 국경조정제도(CBAM)를 도입하고,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마련하는 등 유럽과 미국이 ESG를 명분으로 한 무역장벽을 더욱 공고히 하는 상황"이라며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입장에서 더 높은 성을 쌓더라도 이를 공략하려면 우리 기업들이 ESG로 더 철저히 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법감시위에 소위원회 둔 삼성


제2회 세계 ESG 포럼에서 삼성 그룹의 ESG 경영을 소개하는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 강찬수 기자
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의 첫날인 1일에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의 ESG 경영 우수 사례들이 소개됐다.

맨 먼저 발표에 나선 삼성그룹의 준법감시위원회 이찬희 위원장은 "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 내에 ESG 소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그룹 소속사들도 이제는 사업보고서 만큼 ESG 보고서 작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경영이념·핵심가치·경영원칙 등에 ESG 가치를 담고 있을 정도로 ESG를 중시하는 분위기다.

삼성그룹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부문뿐만 아니라 노동인권 존중 등 사회 부문, CEO(최고경영자)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등 지배구조 부문에서도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늦게 지난해에야 RE100(2050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이 위원장은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 수준을 고려한 것도 있지만, '삼성이 말하면 지켜야 한다'는 원칙을 고려했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SK, 2050년 이전에 넷제로 달성


제2회 세계 ESG 포럼에 참석한 ESG 전문가들. 강찬수 기자
SK의 김은정 부사장은 "SK에서는 '내 비즈니스 자체가 ESG'라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 철학에 따라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모두를 친환경적으로 바꾸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에 2050년을 목표로 넷제로(온실가스 순 배출 제로) 선언했지만, 15개 주요 계열사 중 12개 사가 2050년 전에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줌을 통해 행사에 참여한 김 부사장은 "사회적 가치 추구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을 이루고,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 이해관계자들도 행복하게 되고, 이는 다시 사회적 가치 추구로 이어진다"며 ESG 경영의 선순환 과정을 제시했다.

김 부사장은 "E(환경)는 사람·지구와의 관계 회복을, S(사회)는 사람 자체에 대한 존중을, G(지배구조)는 사람과 조직 관계의 올바른 설정"이라고 SK 그룹이 해석하는 ESG도 소개했다.


HD현대, 조선산업 ESG 선도


세계ESG포럼에서 주제 발표하는 HD현대 김준호 수석 매니저. 강찬수 기자
HD현대(옛 현대중공업)의 김준호 수석 매니저는 "전 세계에서 넷제로를 선도하는 조선소로서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28% 감축하고, 2040년까지는 40%, 2050년까지는 100% 감축한다는 로드맵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 수석 매니저는 "조선소에서는 주문하는 대로 배를 건조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며 "세계 조선산업을 선도하는 한국이 조선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방법의 표준을 정하는 것도 선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HD현대의 주도로 대우·삼성이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배출량 산정 방법을 표준화하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는 자재의 공급부터 건조한 선박의 사용 과정, 폐기에 이르기까지 생애 주기 분석(LCA)이 필수다.
협력업체 직원의 출장과 출퇴근 때 배출되는 온실가스까지도 계산에 넣을 정도로 꼼꼼하게 계산한다.


관악구·진주시는 ESG 정책 소개


세계 ESG 포럼에서 발표한 진주시의 ESG 행정 사례. [자료 진주시]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허남식 ESG 학회 부회장이 '한국 ESG 학회의 진단과 대처'를 주제로 총괄 발표했다.

유한킴벌리 손승우 전무와 한국자동차환경협회 정종선 협회장 등이 ESG 경영 사례를, 서울 관악구와 경남 진주시 관계자는 지자체의 ESG 정책을 각각 소개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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