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JP모건에 안도…FOMC 앞두고 약보합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이번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긴축 경계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JP모건체이스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인수 소식 등을 소화하며 1일(현지시간) 약보합으로 거래를 마쳤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이번 인수로 은행권 위기가 거의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46.46포인트(0.14%) 떨어진 3만4051.70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61포인트(0.04%) 낮은 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99포인트(0.11%) 하락한 1만2212.60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에너지, 부동산, 임의소비재, 금융 관련주가 하락한 반면, 헬스, 산업, 기술, 유틸리티 관련 주는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는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소식이 발표되며 전장 대비 2.14% 올랐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은행 폐쇄로 거래되지 않았다. SPDR S&P지역은행 ETF는 3%가까이 밀렸다. 소파이 테크놀로지스는 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12%이상 떨어졌다. 제너럴모터스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1.3%이상 올랐다. 이번 주 실적 공개를 앞둔 애플은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대표 기술주인 테슬라는 1.51%, 아마존은 3.22%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이날 새벽 공개된 JP모건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소식을 주목했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부는 퍼스트리퍼블릭을 폐쇄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지정해 매각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을 모두 인수하고 자산 대부분을 매입하게 된다. 미국 내 8개 주에 위치한 퍼스트리퍼블릭의 84개 지점 역시 1일부터 JP모건체이스 은행 지점으로 영업을 재개했다.
이는 미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의 은행 파산이자, 올 들어서만 실버게이트, SVB, 시그니처은행에 이은 네 번째 은행 실패 사례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앞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과 주가 급락 등으로 위기설에 시달려왔다.
다이먼 회장은 직후 성명을 통해 "정부가 우리와 다른 기업들에 나서도록 권했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며 "우리의 재무 건전성, 역량 및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예금보험기금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실행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전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도 "더 작은 은행들에서도 (문제가) 더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인수로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며 "위기의 이 부분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도 당장 퍼스트리퍼블릭의 위기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하는 것은 막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티븐 캘리 예일대 경영대학원 선임연구원은 "초기 패닉의 마지막 단계다. 퍼스트리퍼블릭의 문제는 SVB, 시그니처은행으로 인해 시작됐다"면서 "지금은 한 은행이 무너지면 투자자들이 그 다음 흔들리는 은행에 집중했던 2008년과 같은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오는 2~3일에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도 개최된다. 사실상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향후 동결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90%이상 반영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인 5~5.25%가 된다.
관건은 향후 정책 행보다. 앞서 3월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FOMC 위원 18명 중 과반은 한 차례 인상 후 동결을 시사한 상태다. 이번 베이비스텝이 마지막 인상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자들은 향후 정책 조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금리 결정만큼 중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수요일 공개되는 정책결정문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서 미세하게 신호를 조정하며 옵션을 열어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밖에 Fed 당국자들이 이날 발표된 퍼스트리퍼블릭 인수건과 관련한 은행권 상황, 은행권 불안에 따른 신용긴축 상황 등도 어떻게 평가할 지 눈길을 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역임했던 에릭 로젠그린은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행사에 참석해 자신이 FOMC 투표권을 갖고 있다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Fed가 시장의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을 경우 시장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이번주에는 3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4월 ADP 고용보고서, 4월 비농업고용보고서 등 미국의 주요 고용지표들도 연이어 공개된다. Fed에 이어 오는 4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베이비스텝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관측도 나온다. 호주 중앙은행,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도 이번주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주요 기업들 중에는 애플, 스타벅스, 퀄컴, AMD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시가총액 1위기업인 애플의 주당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1.43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FOMC를 앞두고 상승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4.14%선, 10년물 금리는 3.5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4% 오른 102.1선을 나타내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이날 LA 베버리힐튼 호텔에서 열린 밀컨연구소 글로벌 콘퍼런스에 참석해 "저금리 시대에서 고금리 시대로 급격히 전환하는 과정에서 금융 취약성이 노출됐다"며 은행권이 추가 리스크에 대한 경계를 이어가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올해 성장률이 2.8%로 둔화한 데 이어 향후 5년간 3%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누적된 통화 긴축 정책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여파에 이어 금융 스트레스까지 더해지면서 추가 하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유가는 부진한 중국의 경제 지표, FOMC를 앞둔 긴축 우려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12달러(1.46%) 하락한 배럴당 75.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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