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사령탑 윤재옥과 강대강 충돌? 협치 케미? [野 박광온 시대 ④]

김민석 2023. 5. 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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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윤재옥, '외유내강' 스타일 공통점
필요 시 '의견 관철' 강단있는 성격도 닮아
방송법·노란봉투법·쌍특검 등 협치 여부
관심…'尹대통령·李' 의중 중요 목소리도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로 선출된 직후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새로운 원내사령탑으로 박광온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카운터파트너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와의 '케미'가 정치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외유내강'인 두 원내대표의 성격과 성품은 서로 비슷하지만, 협상 여부에 따라 내년 총선의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각 현안에 대해선 강대강 대치가 되풀이될 수도 있단 전망이 나온다.


특히 양당 안팎에선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의중에 따라 협상의 온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는 시각이 나온다. 두 원내대표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맞춰 각 안건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향후 정국이 급변할 수 있단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는 2일 오후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예방하고 첫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이번 회동이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카운터파트너를 예방하는 자리 이상의 의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날부터 5월 임시국회에 돌입한 만큼 산적한 현안에 대한 협치 여부를 미리 가늠하는 자리가 될 수 있어서다.


이번 5월 임시회의 뇌관으로 꼽히는 건, 우선 민주당과 야당이 강행 처리한 간호법 제정안이다. 이미 국민의힘이 대통령에게 이 법안에 대한 거부권(재의 요구권) 행사를 건의한 만큼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어 여야 간 이견이 표출하기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번째는 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인 방송3법 개정안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이다. 또 민주당과 정의당이 지난 27일 본회의에서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쌍특검법도 여야 정쟁의 불씨로 남아있다.


여야는 이같은 안건들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 전에 물밑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협상은 두 원내대표의 몫이다. 윤 원내대표는 경찰 출신으로, 19대부터 21대까지 대구 달서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전직 언론인으로, 2014년 재보궐선거부터 21대까지 경기 수원정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역 기반이나 이력이 달라 접점은 많지 않지만 19대 국회부터 함께 3선을 지낸 만큼 소통에는 큰 걸림돌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보는 두 원내대표간 '케미' 전망은 나쁘지 않다. 두 원내대표는 성품이 온화하면서도 뚝심 있는 '외유내강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두 원내대표 모두 당 안팎에서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을 갖춘 의원으로 평가되며, 당 원내대표직에 출마한 타 의원들에 비해 강성 이미지는 덜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일각에선 양당 의원들이 이 같은 원내 지도부를 선택한 데에는 복잡한 정국에서 여야 갈등이 극한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박광온 원내대표께서 되게 합리적이고 인품이나 역량이 뛰어난 분으로 알고 있으며, 민주당 의원 중에 대표적인 의회주의자라고 알고 있다"며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얽힌 문제가 상식적으로 협치가 잘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달 7일 국회에서 열린 2023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하지만 두 의원은 조용한 평소 성격과 달리, 필요할 때는 상대로부터 원하는 걸 얻어낼 수 있는 강단 있는 성격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실제로 윤 원내대표는 지난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로 활동하며 민주당과 끈질긴 물밑 협상 끝에 '드루킹 특검법'을 관철해낸 사례가 있다. 박 원내대표는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입법을 주도하며 추진력과 돌파력을 과시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선되자마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촉구한다. 지금이라도 국정 운영의 기조를 사람 중심으로 전환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독선과 독단과 독주의 국정운영은 폐기하고 50억 클럽·김건희 특검법을 겸허히 수용하라"라고 정부·여당을 향한 강한 투쟁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여야 일각에선 두 원내대표가 협상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각각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의중에 달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유일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으로 출마해 1차 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의원들에게 표를 받았다. 이 선택 자체가 '친명(친이재명)계' 지도부를 견제해달라는 함의가 담겨 있는 만큼 박 원내대표가 이 대표와 얼마나 이해관계가 맞느냐에 따라 협상의 온도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 당내에서 기대하고 있는 원내대표의 역할은 여당과의 원내 협상과 정기국회와 임시국회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이냐 하는 게 핵심"이라며 "여당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내년 총선에도 유리할 것인 만큼 이재명 대표 지도부와 얼마나 이해관계가 맞느냐가 추후 협상들의 결과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재옥 원내대표에게는 윤 대통령의 의중이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권성동 전 원내대표 시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합의파기나, 주호영 전 원내대표 시절 예산안 협상에서 대통령의 의중이 큰 영향을 미쳤던 사례가 있는 만큼 이같은 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2024년 총선이 11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여론 관리를 위해서라도 지나친 출혈 경쟁은 없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이재명 대표를 향한 사법리스크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협상의 방향성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광온 원내대표가 선출된 것 자체가 당내 분란이 일어나서 좋을 게 없다라는 생각의 결과인 만큼 대립을 하는 모습보단 절충을 하면서 가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며 "전임 원내대표 때와 비교해 강대강 대치는 조금 약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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