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대주자도 경기를 지배할 수 있다...KIA가 보여줬다
안희수 2023. 5. 2. 04:53
KIA 타이거즈는 최근 경기에서 8승을 거뒀다. 4월 20일까지는 10위였지만, 어느새 시즌 전적 12승 11패를 기록하며 리그 5위까지 올라갔다. 마침 리그 1위 롯데 자이언즈와 2일부터 주말 3연전을 펼친다. 3연전 결과에 따라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다.
반등 요인은 많다. 투·타 맏형 최형우와 양현종이 이름값을 해내며 타선과 마운드를 잘 이끌었다. 개막 2주 차까지 흔들렸던 불펜진도 오른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장현식이 가세한 뒤 한층 단단해졌다. 김선빈·류지혁 등 베테랑 선수들도 제 몫을 잘 해줬다.
무엇보다 새 얼굴, 기존 백업 선수들이 차례로 존재감을 보여주며 경기 MVP로 나선 게 눈길을 끈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달 29일 LG전을 앞두고 “4월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최형우가 끝내기 홈런을 치며 승리(스코어 5-4)한 뒤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라고 했다. 수훈 선수는 단연 최형우였다.
기세를 이어 받은 게 이적생 거포 기대주 변우혁이었다. 그는 이튿날(4월 21일) 삼성전 1회 말 1-0 상황에서 삼성 에이스 원태인을 상대로 만루 홈런을 쳤다. 시즌 첫 타석(4월 2일 SSG 랜더스전) 이후 홈런 생산이 끊겼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아치를 그렸다.
KIA는 2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0-6으로 완패하며 4연승에 실패했지만, 이튿날(26일) NC전에서 6-0으로 승리하며 바로 만회했다. 앞선 3경기에서 기복이 있었던 아도니스 메디나가 8이닝 무실점 호투한 점도 반가웠지만, 2회 빅이닝(4득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백업 포수 주효상이 적시타, 백업 내야수 김규성이 3점 홈런을 치며 기선을 제압한 게 더 고무적인 성과였다. 김규성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홈런이 4개였는데, 구위가 좋은 송명기를 공략해 시즌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렸다.
가장 인상적인 경기는 4월 29일 LG 트윈스와의 주말 3연전 2차전이었다. 이날 KIA는 팀 도루 6개를 성공했다. 2013년 7월 24일 이후 약 10년 만이었다.
9회 나온 도루 3개는 사실상 김규성이 만든 기록이다. 그는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선 김선빈의 대주자로 나섰고, 이후 최형우의 안타와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볼넷으로 3루를 밟았다. 2사 만루 한승택의 타석에서 상대 투수 함덕주가 4구째를 던지기 직전, 홈으로 쇄도해 공보다 먼저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중계 해설을 맡은 오재원 위원이 소리를 소리를 지를 만큼 절묘한 주루 플레이였다.
이 플레이는 단독 홈스틸로 기록되지 않았다. 김규성이 3루-홈플레이트 사이 반을 지날 때 즈음 1루 주자 소크라테스, 2루 주자 이우성도 뛰면서 삼중 도루가 됐다. 이는 역대 7번째 기록이었다. 단독 홈스틸로 인정됐다면, 역대 40호였다.
김규성은 경기 뒤 상대 투수(함덕주)의 습관을 잘 살폈고, 세트 포지션에서 1루를 향해 시선을 두고 있는 찰나를 포착해 홈 쇄도를 감행했다고 전했다. 조재영 주루 코치와는 교감이 있었지만, 김종국 감독 조차 몰랐다고. 그야말로 적군과 아군을 모두 속였다. 심지어 3루 쪽 원정 관중석의 응원 소리로 상대 야수진의 콜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계산까지 있었다.
KIA는 5-3에서 1점 더 달아났고, 3점 차 지원을 얻고 나선 KIA 불펜진은 무난히 리드를 지켜냈다. 이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득점이었다. KIA는 기세를 이어가며 이튿날(30일) 3차전까지 잡았다. 대주자의 주루 플레이가 한 경기뿐 아니라 시리즈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보여줬다.
김규성은 지난겨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프로야구리그에서 뛰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4월 26일 NC전 홈런에 이어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최원준과 나성범이 복귀하면 출전 기회가 줄 수 있는 이창진·이우성·고종욱도 매 경기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고 있다. 물론 이들 세 선수가 밀리지 않을 수도 있다. 안방은 주효상과 한승택의 경쟁이 진행 중이다. 필승조도 개막 전 ‘행복한 고민’이 될 것으로 보였던 좌완 포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KIA가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라선 건 묵묵히 임무에 충실한 언성 히어로들 덕분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반등 요인은 많다. 투·타 맏형 최형우와 양현종이 이름값을 해내며 타선과 마운드를 잘 이끌었다. 개막 2주 차까지 흔들렸던 불펜진도 오른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 재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장현식이 가세한 뒤 한층 단단해졌다. 김선빈·류지혁 등 베테랑 선수들도 제 몫을 잘 해줬다.
무엇보다 새 얼굴, 기존 백업 선수들이 차례로 존재감을 보여주며 경기 MVP로 나선 게 눈길을 끈다.
김종국 감독은 지난달 29일 LG전을 앞두고 “4월 20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최형우가 끝내기 홈런을 치며 승리(스코어 5-4)한 뒤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라고 했다. 수훈 선수는 단연 최형우였다.
기세를 이어 받은 게 이적생 거포 기대주 변우혁이었다. 그는 이튿날(4월 21일) 삼성전 1회 말 1-0 상황에서 삼성 에이스 원태인을 상대로 만루 홈런을 쳤다. 시즌 첫 타석(4월 2일 SSG 랜더스전) 이후 홈런 생산이 끊겼지만, 중요한 경기에서 아치를 그렸다.
KIA는 25일 NC 다이노스전에서 0-6으로 완패하며 4연승에 실패했지만, 이튿날(26일) NC전에서 6-0으로 승리하며 바로 만회했다. 앞선 3경기에서 기복이 있었던 아도니스 메디나가 8이닝 무실점 호투한 점도 반가웠지만, 2회 빅이닝(4득점)을 만드는 과정에서 백업 포수 주효상이 적시타, 백업 내야수 김규성이 3점 홈런을 치며 기선을 제압한 게 더 고무적인 성과였다. 김규성은 지난 시즌까지 통산 홈런이 4개였는데, 구위가 좋은 송명기를 공략해 시즌 마수걸이포를 쏘아 올렸다.
가장 인상적인 경기는 4월 29일 LG 트윈스와의 주말 3연전 2차전이었다. 이날 KIA는 팀 도루 6개를 성공했다. 2013년 7월 24일 이후 약 10년 만이었다.
9회 나온 도루 3개는 사실상 김규성이 만든 기록이다. 그는 선두 타자 안타를 치고 나선 김선빈의 대주자로 나섰고, 이후 최형우의 안타와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볼넷으로 3루를 밟았다. 2사 만루 한승택의 타석에서 상대 투수 함덕주가 4구째를 던지기 직전, 홈으로 쇄도해 공보다 먼저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중계 해설을 맡은 오재원 위원이 소리를 소리를 지를 만큼 절묘한 주루 플레이였다.
이 플레이는 단독 홈스틸로 기록되지 않았다. 김규성이 3루-홈플레이트 사이 반을 지날 때 즈음 1루 주자 소크라테스, 2루 주자 이우성도 뛰면서 삼중 도루가 됐다. 이는 역대 7번째 기록이었다. 단독 홈스틸로 인정됐다면, 역대 40호였다.
김규성은 경기 뒤 상대 투수(함덕주)의 습관을 잘 살폈고, 세트 포지션에서 1루를 향해 시선을 두고 있는 찰나를 포착해 홈 쇄도를 감행했다고 전했다. 조재영 주루 코치와는 교감이 있었지만, 김종국 감독 조차 몰랐다고. 그야말로 적군과 아군을 모두 속였다. 심지어 3루 쪽 원정 관중석의 응원 소리로 상대 야수진의 콜 플레이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는 계산까지 있었다.
KIA는 5-3에서 1점 더 달아났고, 3점 차 지원을 얻고 나선 KIA 불펜진은 무난히 리드를 지켜냈다. 이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득점이었다. KIA는 기세를 이어가며 이튿날(30일) 3차전까지 잡았다. 대주자의 주루 플레이가 한 경기뿐 아니라 시리즈 전체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 보여줬다.
김규성은 지난겨울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 프로야구리그에서 뛰며 실전 경험을 쌓았다. 4월 26일 NC전 홈런에 이어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최원준과 나성범이 복귀하면 출전 기회가 줄 수 있는 이창진·이우성·고종욱도 매 경기 자신의 가치를 어필하고 있다. 물론 이들 세 선수가 밀리지 않을 수도 있다. 안방은 주효상과 한승택의 경쟁이 진행 중이다. 필승조도 개막 전 ‘행복한 고민’이 될 것으로 보였던 좌완 포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KIA가 빠르게 정상 궤도에 올라선 건 묵묵히 임무에 충실한 언성 히어로들 덕분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간스포츠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최필립 “둘째, 생후 3개월에 소아암 판정, 할 수 있는 게 없더라”
- 손흥민, 인종차별에 팀 추락까지…주목받지 못한 '대기록'
- 수영 유리 티파니, 같이 골프 여행 다니는 사이? “휴가 중”
- 아내만 무려 8명! 태국 일부다처제男 정체는?
- 故 서세원 빈소, 연예계 조문 행렬… 이용식·엄영수 등
- '언제 떨어지나' 홈런 비행 시간 6.98초···오타니가 만든 '괴력'
- '득점권 타율 1위' KIA VS '역전승 1위' 롯데...광주가 달아오른다
- 안세영, 천위페이 상대 무패 행진...올림픽 레이스 앞두고 성과·숙제 확인
- 세븐틴 ‘FML’ 초동 455만 장…방탄소년단 넘어 K팝 신기록
- 선방쇼→김민재 우승 연기… “나폴리, 미안한데 우린 너무 기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