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FOMC경계감·퍼스트리퍼블릭 인수에 장초반 혼조세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이번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개최를 앞두고 긴축 경계감이 이어지는 가운데 JP모건체이스의 퍼스트리퍼블릭은행 인수 소식 등을 소화하며 1일(현지시간) 오전 보합권에서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이번 인수로 은행권 위기가 거의 마무리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13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67.66포인트(0.20%) 오른 3만465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15포인트(0.12%) 상승한 4174선을 기록 중이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35포인트(0.05%) 낮은 1만2220선을 기록 중이다.
현재 S&P500에서 산업, 금융, 소재, 헬스 관련 주가 상승한 반면, 에너지, 임의소비재, 통신, 부동산 관련 주는 하락 중이다. JP모건체이스는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소식이 발표되며 전장 대비 2.76% 오른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SPDR S&P지역은행 ETF는 1%가까이 밀렸다. 소파이 테크놀로지스는 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음에도 7%이상 떨어졌다. 제너럴모터스는 모건스탠리가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3%이상 뛰었다. 이번 주 실적 공개를 앞둔 애플은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날 새벽 공개된 JP모건의 퍼스트리퍼블릭 인수 소식을 주목했다. 앞서 미 캘리포니아 금융보호혁신부는 퍼스트리퍼블릭을 폐쇄하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관재인으로 지정해 매각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따라 JP모건은 퍼스트리퍼블릭의 예금 1039억달러(약 139조3300억달러)를 모두 인수하고 자산 2291억달러 중 대부분을 매입하게 된다. 미국 내 8개 주에 위치한 퍼스트리퍼블릭의 84개 지점 역시 1일부터 JP모건체이스 은행 지점으로 영업을 재개한다.
이는 미 역사상 두 번째 규모의 은행 파산이자, 올 들어서만 네 번째 은행 실패 사례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앞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과 주가 급락 등으로 위기설에 시달려왔다.
다이먼 회장은 직후 성명을 통해 "정부가 우리와 다른 기업들에 나서도록 권했고, 우리는 그렇게 했다"며 "우리의 재무 건전성, 역량 및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예금보험기금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거래를 실행하기 위한 입찰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전 애널리스트들과의 통화에서도 "더 작은 은행들에서도 (문제가) 더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인수로 거의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며 "위기의 이 부분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오는 2~3일에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도 개최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FOMC에서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을 90%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이 경우 미국의 기준금리는 16년 만에 최고치인 5~5.25%가 된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폭 외에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힌트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당국자들은 향후 정책 조치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 금리 결정만큼 중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수요일 공개되는 정책결정문과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에서 미세하게 신호를 조정하며 옵션을 열어둘 가능성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Fed 당국자들이 이날 발표된 퍼스트리퍼블릭 인수건과 관련한 은행권 상황, 은행권 불안에 따른 신용긴축 상황 등도 어떻게 평가할 지 눈길을 끈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역임했던 에릭 로젠그린은 최근 하버드 비즈니스스쿨 행사에 참석해 자신이 FOMC 투표권을 갖고 있다면 이번 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Fed가 시장의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을 경우 시장엔 악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주에는 3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 4월 ADP 고용보고서, 4월 비농업고용보고서 등 미국의 주요 고용지표들도 연이어 공개된다. Fed에 이어 오는 4일에는 유럽중앙은행(ECB)도 통화정책결정회의를 개최한다. 베이비스텝 전망이 유력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관측도 나온다. 호주 중앙은행, 노르웨이 중앙은행 등도 이번주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주요 기업들 중에는 애플, 스타벅스, 퀄컴, AMD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시가총액 1위기업인 애플의 주당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1.43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미 국채 금리는 FOMC를 앞두고 상승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 2년물 국채 금리는 4.12%선, 10년물 금리는 3.51%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3% 오른 101.9선을 나타내고 있다.
유럽증시는 오름세다. 독일 DAX지수는 전장 대비 0.77% 오른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영국 FTSE지수와 프랑스 CAC지수도 각각 0.5%, 0.1% 상승폭을 나타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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