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 나온 전희철표 ‘변칙’, 챔프전 원점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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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이 늘 상수(上數)는 아니다. 그렇지만 상수가 될 수 있다."
수세에 몰렸던 프로농구 서울 SK가 챔피언결정전(챔프전)의 무게추를 원점으로 돌렸다.
지난해 챔프전과 달리 최준용 안영준이 없는 상황에서 6강부터 올라온 SK, 그 중에도 명실상부 공격의 핵인 김선형과 워니는 체력 소모가 컸다.
김선형은 "오늘 지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집중력을 가져 준 워니와 '마네킹'(SK 수비진)들 모두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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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칙이 늘 상수(上數)는 아니다. 그렇지만 상수가 될 수 있다.”
수세에 몰렸던 프로농구 서울 SK가 챔피언결정전(챔프전)의 무게추를 원점으로 돌렸다. 2, 3차전 패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초반 변칙 라인업을 가동한 것이 제대로 먹혔다. 이제 분수령은 이틀 뒤 열릴 5차전이다.
SK는 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100대 91로 꺾었다. 지난 25일 안양에서 열린 1차전 이후 두 경기를 내리 내줬으나 엿새 만에 2승째를 올리며 균형을 맞췄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 만난 전희철 SK 감독은 ‘변칙’을 키워드로 꼽았다. 객관적 전력에서 뒤지는 정규리그 우승팀 KGC와 힘 대 힘으로 맞붙어선 승산이 없다고 봤다. 그래서 들고나온 전략이 스타팅 라인업의 변화였다. 최우수선수 듀오 김선형과 자밀 워니를 모두 뺀 채 경기를 시작한 것이다.
노림수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주전 체력 안배였다. 체력 문제는 SK의 아킬레스건이었다. 지난해 챔프전과 달리 최준용 안영준이 없는 상황에서 6강부터 올라온 SK, 그 중에도 명실상부 공격의 핵인 김선형과 워니는 체력 소모가 컸다. 안방 잠실에서 내준 3차전에서 그 여파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은 이들을 1쿼터 벤치에서 쉬게 하면서 막판 뒷심을 발휘할 여건을 만들어줬다.
벤치 멤버들의 자신감을 찾아주려는 목적도 있었다. 전 감독은 “(김선형 워니 외에) 주변이 터져줘야 한다”며 “양쪽 코너와 윙사이드에서 힘을 내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점수 차가 초반 너무 벌어지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작전은 적중했다. 워니 김선형 허일영 대신 선발로 나선 리온 윌리엄스와 오재현, 최원혁은 7분 동안 맡은 바 임무를 다하고 코트를 나왔다. 오재현이 좀처럼 슛 감을 찾지 못했지만 윌리엄스는 스틸에 득점까지 알토란 같은 활약을 폈다. 벤치 멤버들이 뛰는 동안 8점 차 리드를 당하던 SK는 1쿼터 후반 주전을 대거 동반 투입했고 순식간에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내내 끈질기게 접전을 벌이던 KGC는 3쿼터 중반 이후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마리 스펠맨이 덩크슛을 넣는 과정에서 최부경과 충돌했고, 전희철 감독이 코트 가운데까지 나와 강력히 항의한 게 기점이었다. 문성곤과 스펠맨이 잇따라 공격자 반칙을 저지르며 공격권을 넘겨줬고, SK는 단숨에 15점 차까지 달아났다. 4쿼터 들어 KGC가 추격의 고삐를 좼지만 SK는 무너지지 않은 채 경기를 마쳤다.
초반 체력을 아낀 워니와 김선형은 28득점 17리바운드·23득점 10어시스트로 나란히 더블더블을 기록하며 대활약했다. 최원혁도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하며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최성원은 3점슛 3개 포함 17득점으로 외곽을, 최부경은 13득점으로 골 밑을 책임졌다. 김선형은 “오늘 지면 끝이라는 생각으로 임했다”며 “집중력을 가져 준 워니와 ‘마네킹’(SK 수비진)들 모두 고맙다”고 공을 돌렸다.
KGC에선 렌즈 아반도가 22득점으로 폭발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번 챔프전 들어 처음으로 리바운드에서 SK에 밀렸고, 스펠맨은 9득점에 그치며 존재감을 살리지 못했다. 3점슛이 잘 터졌지만 SK의 드롭존에 고전했다.
동일한 조건에서 다시 출발선에 선 두 팀은 오는 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챔프전 향배가 걸린 5차전을 맞이한다. 이후엔 안양실내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긴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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