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현재와 개혁방안 세미나 ①] 드라마 왕국은 왜 몰락했는가

박상우 2023. 5. 1.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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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이념·오만 늪에 빠져 MBC 드라마 몰락…"넷플릭스에 매칭투자 제안해야, 여의도 부지만 1조"
김장겸 "문재인·언론노조 방송장악 앞장섰던 최명길, 진영 바꿔 미디어특위 위원장 맡고도 사과 없어"
강명일 "박성제 때 월화수목 드라마 밤10시대 편성 30년 만에 무너져…드라마 안 만들어 흑자 유지"
오정환 "이념 앞세우거나 시청자 돌아온다 오만에 빠져…평등주의로 창의성 평가 인색, 인재들 이탈"
1일 오후 MBC노동조합(제3노조)와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실이 'MBC의 현재와 개혁방안' 세미나를 개최해 MBC 드라마의 몰락 원인과 대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MBC노동조합 제공

MBC내 비(非)민주노총 계열인 MBC노동조합(제3노조)가 주최하고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실이 주관한 'MBC의 현재와 개혁방안' 세미나가 1일 오후 국회에서 개최돼 MBC 드라마의 몰락 원인과 대안을 놓고 다양한 논의와 토론을 벌였다. 파업과 이념, 오만의 늪에 빠져 끝내 몰락해 버린 MBC 드라마이지만, 공영방송으로서 MBC의 드라마 투자는 멈출 수 없고 특히, 넷플릭스의 국내 투자와 관련해 경쟁자이며 협력자로서 매칭투자를 제안해야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MBC의 여의도 부지 매각 수익만 1조원대인 만큼 1조원 이상의 매칭펀드 조성이 가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좌장인 김장겸 전 MBC 사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새로 민주당 원내대표가 된 박광온은 과거 문재인 정권의 방송장악에 앞장섰던 인물로, 2017년 5월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자 '언론노조가 방송사 사장 사퇴 주장할 수 있다'는 말로 언론노조의 방송장악을 부추겼다"며 "이는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공영방송 영구장악법을 일방처리 할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사장은 "또한 최민희와 함께 김성수 전 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몫 방통위원으로 추천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성수가 어떤 인물인가? 광우병 보도 당시 mbc보도국장으로서 진두 지휘했던 사람이고, 더욱 가관인 것은 최명길 전 민주당의원이 국민통합위원회 미디어특위 위원장을 맡았다는 것이다. 최명길 역시 문재인과 언론노조의 방송장악에 앞장섰던 인물로, 2017년 국회에서 mbc출신 민주당 의원들을 모아서 ‘김장겸 고대영 물러가라’를 소리 높여 외쳤던 것을 생생히 기억한다. 진영을 바꾼 최명길이 당시 행동에 대해 어떤 사과나 반성을 했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전 사장은 특히 "mbc가 문재인 정권하에서, 북한에서 고위직으로 활동했던 김원봉을 그린 드라마를 방영한 것, 기억할 것이다. 문재인이 김원봉을 언급했고, 좌파의 역사전쟁에 mbc가 앞장섰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드라마 왕국이 드라마마저 진영 논리로 만든다는 비판을 받았고, 이제 그마저도 아예 만들지 않아서 채널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메인 발제를 맡은 강명일 MBC 방송인연합회 회장은 "글로벌 OTT 플랫폼으로 대한민국의 드라마산업이 약진하던 시기인 지난 2017년 MBC는 독하게 파업을 하면서 드라마 PD들을 전원 파업에 참석하도록 강요해 사전에 알차게 준비한 드라마 편성은 무너졌고, 과거의 드라마를 재방하거나 결방시키는 파행적 편성이 2018년 일어나 결국 MBC 드라마의 실패와 1천억원대 대형 적자로 이어졌다"고 힐난했다.


이어 "박성제 사장이 들어선 이후에도 한번 무너진 드라마 라인업과 경쟁력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고 결국 월화수목 드라마 밤10시대 미니시리즈 편성이 30년 만에 무너지고 드라마를 안 만들어 흑자를 유지하는 기이한 현상이 지상파 공영방송에서 일어났다"며 "드라마 사전기획과 전방위 마케팅, 시나리오 육성과 PD 인큐베이팅 등 2017년에 김장겸 사장시절 알차게 준비했던 드라마경쟁력 회복방안은 경영진이 바뀌면서 단절되고 무시되었으며 뒤늦게 시도하려고 해도 시기를 놓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제는 CJ와 넷플릭스에 도전하기 위해 대형 펀딩과 투자가 필요한데 '어쩌다 사장'이 돼 어떠한 드라마 경쟁력 부활의 대안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안형준 사장의 현재가 다시 MBC 드라마 시청률을 1%대로 주저앉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1일 오후 MBC노동조합(제3노조)와 국민의힘 박성중 의원실이 개최한 'MBC의 현재와 개혁방안' 세미나에는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 국민의힘 배현진 의원을 비롯해 다수의 전현직 MBC 관계자들이 참석했다.ⓒMBC노동조합 제공

개회사를 맡은 오정환 MBC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MBC는 지금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K-컬쳐의 선구적인 역할을 담당했지만 현재는 옛 영광을 떠올리기 부끄러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이같은 현상은 방송계에 진입한 경쟁자들이 많아지고 거대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방송사들이 막대한 투자를 해온 외부 환경의 변화만을 탓할 수 없다. MBC 구성원 스스로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는 임무보다 자신의 이념을 앞세우거나 시청자들은 언젠가 돌아온다는 오만에 빠졌던 게 작금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오 위원장은 특히 "MBC는 숱한 파업 때마다 프로그램에 차질을 빚었다. 특히 2017년 파업 때는 언론노조가 드라마 촬영까지 중단시켰다. 그리고 몇 개월을 파행 뒤 드라마를 방송했을 때 떠나간 시청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우리의 오만이 눈을 멀게 했던 것이다"라며 "다른 방송사들이 작가, PD 등 크리에이터에게 많은 보상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요구하고 있을 때 MBC는 평등주의에 빠져 창의성의 결과에 대한 평가에 인색했다. 그 결과가 우수한 인재들의 연쇄 이탈이었다"고 강조했다.


축사에 나선 박성중 의원은 "현재 MBC 드라마는 타 지상파 방송과 종편, 그리고 tvN 등에 경쟁력이 밀리는 상황이다.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MBC를 장악한 특정세력이 국민이 찾는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겠다는 본질은 무시한 채 특정 이념에 몰두해 편을 가르고 눈 앞의 권력과 이익을 쫓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 결과, MBC 드라마뿐만 아니라 뉴스, 시사다큐 등 MBC 전 영역에 걸쳐 시청률 하락과 동시에 MBC에 대한 국민의 신뢰마저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황근 선문대 교수(글로벌 OTT 드라마 공세와 MBC의 역할과 전략)와 노도철 전 MBC 드라마 감독(외부로 나간 MBC PD가 제안하는 최신 드라마 편성 전략), 이항석 MBC 방송인연합회 부회장(MBC 드라마 부활을 위한 조직구조 개편 제안), 오정환 MBC 노동조합 위원장(MBC 드라마를 위한 7가지 선택들) 등이 토론자로 나섰고,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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