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애들 10명 중 1명은 뽕을 한다"... 거제시의원, 외국인 혐오 발언

더불어민주당-정의당 경남도당 각각 성명... 양태석 의원 "과도했다, 사과한다"

[윤성효 기자]

▲ 양태석 거제시의원.

"베트남 애들 10명 중 한 명은 뽕(마약)을 한다."
"외국인 애들이 침 뱉고 슬리퍼 신고 다니면 거제 관광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나."

국민의힘 양태석 거제시의원이 회의석상에서 쏟아낸 외국인 혐오 발언들이다. 양 의원은 "베트남 애들, 이런 애들"이라거나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게으르다", "우리가 가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발언은 지난 4월 20일 열린 거제시의회 경제관광위원회에서 "거제시 외국인노동자 지원 조례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양 의원의 발언은 속기록에도 나와 있다.

이날 양 의원은 조례안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이 미국 가서 일하면 그 나라에서 외국인을 위해 조례를 만들어주나, 안 만들어 준다"거나 "내가 알아보니까 김해 같은 경우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많이 들어와 있는데 경찰서에서 관리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또 양 의원은 "외국 사람들은, 특히 베트남 애들, 이런 애들은 관리가 안 돼서 경찰들도 손 놓고 있다"라 말하기도 하고, "베트남 애들 10명 중 1명은 뽕(마약)을 한다"거나 "이런 애들을 우리가 지원한다고 그러면 이거는 옳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던 것이다.

양 의원은 "외국인들 4~5명이 침 뱉고 슬리퍼 끌고 시내 다니면 우리 관광 이미지는 어떻게 되겠나"라고 말했다.

양 의원의 발언이 알려진 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이 비난 성명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1일 낸 성명을 통해 "객관적 근거 없는 시대착오적 인종차별, 타국 모욕, 외국인 노동자 혐오 비하 막말, 사과와 반성 없는 자질이 의심스러운 국민의힘 정치인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나면서 경남도민은 부끄러움을 넘어 큰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고 있고, 외국인 노동자 및 다문화사회 전체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안의 중대성과 사회적 파장을 정작 당사자만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들은 "유엔과 국제사회는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등에 맞서는 공식 선언과 노력을 지속하고, 우리 사회 또한 다문화시대에 차별 없이 행복한 다각적 정책과 노력을 펴오고 있다"며 "거제를 비롯한 경남도내 각 지자체의 농어업 및 조선, 기계 등 산업체 곳곳에서는 노동의 빈틈을 메꾸는 구성원으로, 우리 주변 이웃에서는 다문화가정 구성원으로 더불어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경남도당은 또 "거제시의회는 해당 시의원의 지극히 부적절한 막말에 따른 시민들의 공분을 인식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인종차별, 외국인 노동자 혐오 비하 막말 발언의 국민의힘 시의원에 대한 서일준 국회의원의 책임 있는 자세와 공개 사과를 촉구한다"고 했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거제지역 외국인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조례안을 다루는 자리에서 공직자 입에서 차별과 혐오 발언이 서슴지 않고 나온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라며 "중앙과 지역 정치를 막론하고 쏟아지는 국민의힘 공직자들의 막말과 혐오 발언은 국민의힘 내에서 어떠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는지 똑똑히 보여준다"고 했다.

양태석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거제는 관광이 중요한데 그럼 점을 강조하다가 발언이 좀 과도하게 표현이 됐던 것 같아 사과드린다"며 "시의회 의장께도 사과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해당 조례안은 이날 심의에서 심사 보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