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우크라전 끝내려 비밀임무 수행 중…해야 할 일 하겠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비밀 평화 임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 본토로 강제 이주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귀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AP·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사흘간의 헝가리 방문을 마치고 바티칸으로 돌아가는 중 비행기에서 동행한 취재진에게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임무를 진행 중"이라며 "때가 되면 이에 대해 밝히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헝가리를 방문하고 돌아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비행기 안에서 동행한 취재진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교황은 "나는 해야만 하는 모든 일을 기꺼이 할 용의가 있다"며 "평화는 항상 열린 채널을 통해 만들어진다. 소통 채널이 닫혀 있으면 결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헝가리 방문 중 오르반 빅토르 총리와 헝가리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 관계자들과 우크라이나 평화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하면서 "모든 이들이 평화로 가는 길에 관해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러시아에 의해 강제 이주된 우크라이나 어린이의 귀환을 돕겠다며 "가족들을 재결합시키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혔다.

교황은 "모든 인간적인 몸짓은 도움이 되지만, 잔인한 몸짓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러시아 측의 행태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으로 해석된다.

그는 앞서 교황청이 관여했던 양국 간 포로 교환 과정이 잘 진행됐다고 언급하며 "이것(어린이 귀환) 역시 잘 진행될 것 같다. 이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총리는 교황청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러시아에 강제로 끌려간 어린이들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에서 어린이 등 약 2만명이 러시아 본토로 끌려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아동을 불법적으로 이주시킨 행위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반면 러시아는 안전 때문에 아이들을 이송한 것이라고 반박하면서 납치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천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