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타율 53위? 이유 있는 기습 번트 시도
53위. 2022시즌 KBO리그 MVP 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가 올 시즌 개막 첫달(3~4월) 위치한 타율 순위다. 그는 출전한 22경기에서 타율 0.218를 기록,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타자 61명 중 5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정후 아래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추신수(SSG 랜더스) 한동희(롯데 자이언츠) 등 이름값 높은 다른 타자도 있다. 하지만 이정후의 저조한 타격 성적이 더 주목받을 수 밖에 없었다. 그는 통산 타율 1위(0.339)에 올라 있는 리그 대표 교타자다.
이정후는 지난 7일 NC 다이노스전 7회 3번째 타석에서 상대 투수 에릭 페디와의 초구 승부에서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결과는 파울. 앞선 1·4회 승부에서 상대 컷 패스트볼(커터)과 체인지업 공략해 고전했고, 이 승부에선 아예 초구부터 출루 의지를 전했다.
승부 결과는 또 삼진이었다. 페디의 2구째 체인지업에 휘두른 배트가 허공을 갈랐고,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로 향하는 투심 패스트볼에도 헛스윙했다.
이후 이정후는 3안타(한 경기 기준)도 해냈고, 끝내기 홈런도 쳤다. 4월 23일 SSG 랜더스전부터 5경기 연속 안타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지난 시즌 보여준 그 강렬한 타격 퍼포먼스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정후는 팀이 3연패 위기에 있던 4월 3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5회 초 타석에서도 기습번트를 시도했다. 1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한현희를 상대했고,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공이 들어오자, 자세를 낮춘 뒤 번트를 대고 1루로 뛰었다.
결과는 포수 앞 땅볼 아웃. 이정후의 의도는 좌측 선상으로 흐르는 공을 만드는 것이었지만, 너무 짧게 떨어졌다. 그래도 1루 주자 김혜성을 2루에 보냈다. 이 상황은 엄밀히 주자가 먼저 2루로 뛰고, 타자가 대응한 런 앤드 히트 작전이었다.
더그아웃에 당도한 이정후는 손에 쥔 헬멧을 나무 선반에 살짝 내리쳤다. 흥분하진 않았지만, 인상을 쓰며 아쉬움을 전했다.
리그 최고 타자가 절실한 자세로 출루 의지를 드러낸 덕분일까. 롯데는 이후 에디슨 러셀이 좌중간 2루타, 이원석이 좌전 안타를 치며 2-2로 맞섰고, 박찬혁까지 좌전 2루타를 치며 역전했다. 승부에선 뒷심 부족으로 3-5로 졌다.
이정후는 3할 2~3푼 대 타율을 유지하고 있었던 지난해 5월 25일 LG 트윈스전에서도 기습번트를 해 안타를 만들었다. 그땐 타격감이 좋았다. 앞 타석에서 홈런도 쳤다. 그야말로 수비 시프트 격파를 위해 허를 찌른 것.
올 시즌 보여준 기습번트는 그 의도가 전혀 다른 것 같다. 떨어진 타격감과 안 좋은 성적에 어떤 방식으로든 돌파구를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커 보인다. 데뷔 2년 차였던 2019시즌 이후 좀처럼 시도하지 않던 타격이다.
이정후의 낯선 타율 순위와 낯선 스윙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이정후 걱정은 하는 게 아니다"라는 현장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의 말에 이정후는 "나는 내가 걱정된다"라고 말한 바 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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