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이화여대, 학폭 기록 있으면 '수시 교과전형' 지원 불가

장윤서 2023. 5. 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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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캠퍼스 전경. 뉴스1

현재 고2가 치를 2025학년도 대입부터 학교폭력 기록이 있는 학생은 연세대, 이화여대의 수시 학생부 교과전형에 지원할 수 없게 된다. 이들 대학은 이전에도 학폭을 일부 반영했지만, 지원 자체를 막는 조치는 처음이다. 한양대, 중앙대 등도 학폭으로 인한 감점, 불합격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명시했다.

주요 대학들이 공개한 2025학년도 입학전형 시행 계획에 따르면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학폭 기재 사항이 있는 경우 수시 교과전형에 지원할 수 없도록 했다. 교과전형은 주로 교과성적(내신)이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으로 ‘학교장 추천 전형’이 해당한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전체 모집 인원의 각각 13.1%, 12.6%를 이 전형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연세대는 학생부 교과전형(추천형)의 지원 자격에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7조에 따른 처분을 받은 자는 지원 불가”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처분 정도에 상관없이 지원 자격을 박탈한 것이다. 이화여대는 “학교생활 기록부에 학교 폭력 관련 기재 사항이 있을 경우, 추천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명시했다.

이들 대학은 이전에도 수시에서 학폭 사항을 반영했지만, 지원부터 원천 차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에서도 학폭 사항을 정성적으로 반영한다고 명시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학생부가 가장 중심이 되는 평가요소기 때문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달 14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정순신 자녀 학교폭력 진상조사 및 학교폭력 대책 수립을 위한 청문회에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대, 한양대도 교과전형에서 학폭 감점을 도입했다. 중앙대는 “학교생활 기록부에 기재된 학교폭력 조치 사항에 대하여 감점 등의 불이익을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한양대는 심의를 거쳐 감점 또는 불합격도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학생부 교과전형에 학폭 사항을 반영하는 대학은 27개교다. 성균관대, 경희대, 한국외대 등 112개교는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학폭 사항을 반영한다.

교육부는 학폭 기재 사항을 2025학년도부터 대학 자율로, 2026학년도부터 의무로 정시에도 반영하도록 했다. 서울대, 고려대 등 21개교는 2025학년도부터 정시에 학폭 기재 사항을 반영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반영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2025학년도 정시에서는 반영하지 않는다.


가산점으로 ‘문과 침공’ 막는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1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 호텔에서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해 대학 총장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는 대학들이 수능 필수 선택과목을 폐지하면서 문과생도 의대 등 이공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입학전형 시행 계획을 살펴보면 많은 대학에서 교차지원 합격이 더 어려워졌다. 학과별로 특정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연세대·경희대·서울시립대는 인문계열 학과는 사회탐구, 이공계열 학과는 과학탐구 과목에 가산점을 부여한다. 가산점은 연세대와 서울시립대는 3%, 경희대는 과목당 4점으로 정시에선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이들 대학에서는 이과 학생이 인문계열 학과에 지원해 합격하는 이른바 ‘문과 침공’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통합수능이 시행된 이후 문과생은 이공계 학과에 지원하기 어렵지만, 이과생은 인문계 학과에 지원하기 쉽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다만 서울대·고려대·성균관대 등은 여전히 이과생이 인문계 학과에 교차지원할 때 지정 과목이나 가산점이 없다. 반면 이공계열 학과에서는 수학(미적분·기하)과 과학탐구 영역 응시를 요구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상위권 대학에선 문과생이 이과에 지원이 불가능하거나 가산점으로 교차 지원이 불리하다. 서울대, 고려대 이과에선 (문과로의) 교차지원이 더 커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chang.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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