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는 필요 없어, 르세라핌이니까 [들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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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안은 미국 서부의 한 호텔.
평범하게 밥을 먹는 사람들 사이로 다섯 소녀가 벌떡 일어나 노래한다.
그룹 아이즈원으로 활동하다가 르세라핌으로 재데뷔한 김채원은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가사가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평가에 휘둘릴 필요 없다는 의미로 들렸다"며 "남들이 원하는 대로만 살았다면 지금 같은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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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안은 미국 서부의 한 호텔. 평범하게 밥을 먹는 사람들 사이로 다섯 소녀가 벌떡 일어나 노래한다. “바란 적도 없어, 용서 따위는”이라며 관습을 거부하는 소녀들은 그룹 르세라핌. 이들은 1일 오후 6시 발매하는 신보 ‘언포기븐’(UNFORGIVEN)에서 세상이 정한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나아가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데뷔 1년 만에 첫 정규음반을 내놓는 르세라핌을 이날 서울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만났다.
“남들이 원하는 대로만 살았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다”
이날 미리 본 타이틀곡 ‘언포기븐’ 뮤직비디오는 미국 서부영화를 연상시켰다. 천사 날개를 불태우고 장도를 휘두르는 멤버들에게선 강인함이 엿보였다. 카즈하는 “사람들이 정한 기준이나 기존 내 모습을 벗어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룹 아이즈원으로 활동하다가 르세라핌으로 재데뷔한 김채원은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가사가 다른 사람들의 말이나 평가에 휘둘릴 필요 없다는 의미로 들렸다”며 “남들이 원하는 대로만 살았다면 지금 같은 결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래는 낯이 익다. 영화 ‘석양의 무법자’(감독 세르지오 레오네) 메인 테마곡을 샘플링한 덕분이다. 이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의 아이디어다. 음악에 들어간 기타 연주는 미국의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나일 로저스의 솜씨다. 홍은채는 “나일 로저스는 함께 작업한 가수의 노래를 콘서트에서 커버한다고 들었다. (로저스가) 우리 음악도 커버하고 싶다고 하셔서 기대된다”며 웃었다.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해 5월2일 데뷔한 르세라핌은 그간 ‘피어리스’(FEARLESS) ‘안티 프래자일’(ANTI FRAGILE) 등을 히트시키며 인기 걸그룹으로 발돋움했다. 신보 ‘언포기븐’ 선주문량이 138만장을 돌파했을 정도다. 사쿠라는 “지난 음반 선주문량과 비교해 두 배 넘는 숫자라서 처음엔 믿을 수 없었다”며 “최선을 다해준 멤버들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채원은 음원 차트 1위를 새 목표로 잡았다. 그는 “성적은 열심히 하는 만큼 따라오는 것”이라며 “이 분위기를 이어서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소망했다. 1년간 음반 네 장을 내며 한국과 일본에서 활동한 다섯 소녀는 “멤버들과 가족처럼 끈끈해졌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일본 그룹 HKT48과 아이즈원을 거쳐 온 사쿠라는 “1년 전엔 무척 떨렸고 부담도 컸다. 지금은 무대를 즐길 수 있게 됐다”면서 “언젠가 월드투어를 열어 전 세계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 음악과 콘셉트는 르세라핌 고유 창작물”
컴백을 앞두고 제기된 표절 의혹은 르세라핌이 풀어야 할 숙제다. 온라인에선 르세라핌의 신곡 ‘언포기븐’ 비트와 콘셉트가 스페인 가수 로살리아의 2021년 발표곡 ‘린다’(LINDA)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채원은 “르세라핌의 음악과 콘셉트는 우리 이야기와 메시지를 담은 결과물이다. 우리 고유 창작물로 생각해달라”며 유사성 의혹에 선을 그었다. 그는 또, “팬들께서 ‘르세라핌 덕분에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다’고 말씀하신다.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르세라핌과 팬들이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가 된 것 같아서 ‘용기를 내 같이 나아가자’는 메시지도 음반에 담았다”고 귀띔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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