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수퍼 엘니뇨 우려"…한달 빠른 5월부터 덮친다

정은혜 2023. 5. 1. 15:5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11일 오후 광화문광장을 지나는 시민들이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뚫고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


올해 여름에 엘니뇨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는 비구름대가 발달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에 가뭄 해소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엘니뇨로 인한 기상 조건은 자칫 수해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기상 당국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기상청이 1일 발표한 엘니뇨 발달 전망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7월에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태평양의 엘니뇨·라니냐 감시 구역 해수면 온도가 4월부터 급속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엘니뇨는 당초 예상(6~8월)보다 한달 빠른 5월부터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9~10월에는 강한 엘니뇨로 발달할 가능성도 있어 지속적인 예측이 필요하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채로 5개월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뜻한다. 평년보다 1.5도 이상 차이가 생기면 ‘강한 엘니뇨’로 부른다. 평년보다 2도 이상 차이날 때 학계나 언론에서는 ‘수퍼 엘니뇨’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엘니뇨가 발생하면 우리나라에서는 7월 중순~8월 하순 사이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강수가 증가하고 기온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엘니뇨가 이어지면서 11~12월에도 영향을 미쳐 강수량이 크게 늘어나기도 한다. 엘니뇨가 발생했던 2002년 7월 중순~8월 하순에는 남부지방 강수량이 최고 601.4㎜로 평년(343.7㎜)보다 크게 많은 비를 내렸다. 전국 강수량도 평년(375.4㎜)보다 많은 566㎜였다.

하지만 엘니뇨가 발생한다고 해서 반드시 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것은 아니다. 2015년 7월 중순~8월 하순에도 엘니뇨가 발생했지만, 국내의 경우 남부(216.7㎜)를 비롯해 전국(220.1㎜)적으로 평년보다 적은 비가 내렸다. 여러가지 요인으로 인해 비구름 자체가 적게 형성되거나 우리나라를 지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만 그 해 초겨울에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엘니뇨·라니냐는 전 지구, 지역적 기후 패턴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로, 여러 다른 기상 변수와 만나 다양한 이상 기후를 일으킨다. 엘니뇨는 1951년 이후 23차례 발생했는데 특히 2015년 수퍼 엘니뇨 당시 해외 곳곳에서 재난이 벌어졌다.

인도에선 5월 최고기온이 48도를 기록하며 2330명이 사망했고, 호주에선 11월에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며 산불이 발생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다. 베트남에선 폭우로 3일 강수량 828㎜를 기록하며 14명이 사망했고 대만과 중국, 필리핀에서는 각각 강한 태풍 발달로 대만 12명, 중국 14명, 필리핀 58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가 가속하는 가운데 올해 4년 만의 엘니뇨, 또는 7년 만의 수퍼 엘니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인 만큼 어떤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