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의 김민별 vs 화려한 황유민…최장타 방신실도 뛰어들었다

KLPGA 투어 대형 신인 경쟁 후끈

왼쪽부터 김민별, 황유민, 방신실. 사진 KLPGA, 대홍기획 제공.

지난 달 21일 경남 김해 가야 골프장에서 벌어진 KLPGA 투어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1라운드에서 신인 황유민(20)과 김민별(19)이 나란히 4언더파를 치며 공동 2위에 올랐다.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 시즌 신인왕 경쟁의 예고편이었다.

황유민은 아마추어 시절 아시아에서 가장 세계랭킹이 높은 선수였다. 지난해 아마추어로 KLPGA 대회인 NH투자증권 챔피언십에 초청선수로 참가해 거의 우승할 뻔 했다. 한국여자골프를 이끌 최고의 유망주로 꼽혔다.

김민별은 수석 골퍼다. 2021년 국가대표 선발전, 2022년 KLPGA 투어 정회원 선발전, 지난해 말 KLPGA 투어 시드전 연속 수석이었다. “올해 목표는 우승과 신인왕 톱 10에 10번 진입”이라고 할 정도로 당차다.

1일 현재 둘의 경쟁에서는 김민별이 앞서 달리고 있다. 5경기에서 톱 10에 3번 든 김민별이 신인왕 포인트 1위고, 황유민이 2위다. 또 다른 강자가 튀어나왔다. 지난달 30일 자신의 데뷔전인 KLPGA 챔피언십에서 이다연과 우승경쟁을 하면서 4위에 오른 방신실(18)이다.

방신실은 지난해 치러진 KLPGA 시드전에서 40위에 그쳐 뒤늦게 합류했다. 일종의 조건부 시드다. 일조시간이 짧은 봄에는 출전 선수가 적어 그에게까지 차례가 오지 않았다. 그러나 해가 길어지면서 자리가 났다.

김민별. KLPGA 제공

멘탈의 별 김민별
김민별의 가장 큰 장점은 멘탈로 꼽힌다.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은 “압박감이 큰 중요한 선발전에서 3연속으로 1위를 했으며 생소한 프로에 와서도 기죽지 않고 자기의 실력을 보여준다는 건 그의 담력이 매우 강하다는 걸 보여준다. 스윙도 리듬이 좋고 회전도 유려해 안정적이다. 프로에 와서 짧은 퍼트를 실수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곧 극복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민별은 6학년때 상비군이 됐다.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양희영의 아버지 양준모씨처럼 김민별의 부친 김판형씨는 카누 국가대표 출신이다.

황유민. 대홍기획 제공

화려한 황유민
황유민은 남자 스타일 골프를 한다. 이번 시즌 KLPGA 투어 거리 1위(259야드)다. 초등학교 시절 취미로 치던 골프가 어느 날 너무 쉬워 보여 선수가 됐으며 장타를 쳐야 더 쉬울 것 같아 거리를 늘렸다. 화끈한 PGA 투어를 즐겨보며 자신처럼 작은 체구로 멀리 공을 보내는 젠더 쇼플리와 저스틴 토머스를 좋아한다. 공을 달래치지 않아 드라마가 많다. 묘기 같은 트러블샷을 하는 타이거 우즈 형의 골프다. 경기가 아주 안정적인 건 아니지만 지난 달 미국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9위를 하는 등 한 방이 있다.

방신실. KLPGA 제공

압도적인 장타자 방신실
방신실은 173cm의 장신이고 헤드 스피드 시속 109마일 정도로 KLPGA에서는 최고, LPGA 투어에서도 손꼽히는 장타자다. 대회 참가수가 적어 공식 기록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데뷔전인 이번 KLPGA 챔피언십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72야드로 1위였다.
극복해야 할 것도 있다. 방신실이 KLPGA 투어 시드전에서 부진했던 건 대회장인 무안 골프장이 장타자에게 불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방신실은 중압감이 큰 경기에서, 또 불리한 코스에서도 성적을 내야한다. 방신실도 주니어 시절 한국 최고의 될 선수로 꼽혔다. 2018년 14세로 여자 골프 아마추어 최고대회인 송암배에서 준우승했다. 2020년부터 3년 연속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주장도 역임했다. 지난해엔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여자 아마추어에서 8위를 기록했다.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은 “세 선수의 기량은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본다. 올 시즌 신인왕 경쟁은 매우 뜨거울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