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는 노동집약업종? CJ가 바꿨다…最古기업 대한통운의 10년 살펴보니
AI·빅데이터 첨단기술 도입…글로벌 비중 증가
CJ대한통운이 CJ그룹 물류 계열사와 합병해 통합 법인으로 새 출발을 시작한 지 10년이 지났다. 1930년 국영기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물류기업으로 꼽힌다. 크고 작은 굴곡을 거친 이 회사는 2011년 CJ그룹에 편입됐다. 2013년 4월 그룹 내 물류 계열사였던 GLS와 합병하면서 CJ그룹 내 통합 물류 계열사가 됐다.
회사 측은 1일 "2013년 CJ그룹 통합 후 10년 만에 매출액 3배, 영업이익은 6배 늘었다"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0년 동안 매해 최대실적 기록을 경신했다"고 전했다. 이 회사는 2013년 매출이 3조70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12조1000억원으로 늘었다. 영업이익은 41억원에서 4118억원으로 같은 기간 3500억원가량 증가했다.
주력사업도 변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하역·육상운송 위주였는데 이후 택배, 국가 간 택배(CBE)·글로벌 사업 등 전방위로 넓혔다. 주력사업이었던 계약물류(CL) 부문은 2013년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비중은 4분의 1로 줄었다. 대신 28%였던 글로벌부문 매출 비중은 42%로 늘었다.
2013년 5억상자였던 연간 택배 취급량은 지난해 17억 상자로 늘었다. 직원 수는 8400명에서 2만명으로 늘었고, 해외 법인에서 채용 현지인 직원도 2900명에서 1만3700명으로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이 됐다.
10년간 적잖이 바뀐 배경에는 CJ그룹이 인수 당시부터 물류산업을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2016년 공사를 시작한 곤지암 메가허브터미널이 대표적이다. 당시 업계에서는 4000억을 넘는 CJ그룹의 투자를 ‘무모한 규모’라고 평가했다. 하루 170만 박스를 처리하는 곤지암 메가허브는 당시 웬만한 경쟁사의 하루 처리량을 웃도는 규모였다.
하지만 곤지암 메가허브 투자 이후 택배 시장은 급격하게 성장했다. 쏟아지는 물량을 처리할 시설 투자가 늦었던 경쟁사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2~3%에 불과했던 택배 부문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4.8%까지 높아졌다. 특히 코로나19로 택배 물동량이 20%가량 급증하자 선견지명은 더 빛났다. 택배 인프라를 미리 갖춰 산업 현장이나 국민 일상의 불편을 최소화했다는 평을 듣는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곤지암 메가허브를 비롯해 자동분류시스템인 휠소터 도입 등으로 경쟁사 대비 기술격차가 3~5년 이상 벌어졌다"고 말했다.
CJ그룹은 대한통운을 통합한 직후부터 글로벌 공급망(SCM)에 주목했다. 글로벌 인수합병으로 회사를 키웠다. 2013년 중국을 시작으로 미국·인도·베트남 등 세계 곳곳의 우량 물류기업을 인수했다. 10년 전 17개국 35개였던 글로벌 거점은 현재 35개국 112개로 늘었다. 글로벌 매출은 1조705억원에서 5조612억원으로 증가했다.
미국 매출은 10년 전 987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1조2628억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2015년 인수했던 중국 로킨을 2021년 초 되팔았으나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과 국경폐쇄로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이 회사는 재매각하면서 1400억원대 차익을 얻었다.
과거 물류산업은 노동집약적 성격이 짙다고 알려졌으나 이제는 기술집약 산업으로 꼽힌다. 이 과정에서 CJ대한통운이 적잖이 공헌했다. 2020년 확대 개편된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는 로봇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첨단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한다. 지난해 공개된 군포 스마트 풀필먼트센터는 AGV와 디지털트윈, 박스추천 시스템 등 첨단 무인화 기술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해 눈길을 끌었다. 회사는 2030년 창립 100주년을 맞아 세계적 물류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통합 이후 10년 동안 국내 1위를 넘어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의 기반을 구축해왔다"면서 "창립 100주년인 2030년까지 글로벌 메이저 플레이어로의 도약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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