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위도 위태' 탄식한 케인, 수비진 질타 이어 자조까지 "순위가 말해준다"

해리 케인 ⓒ AP=뉴시스

해리 케인(토트넘)이 팀 패배에 크게 실망하며 수비진을 겨냥했다.

토트넘은 1일(한국시각)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펼쳐진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리버풀전에서 무려 4골을 내주며 졌다.

전반 15분 만에 3골(커티스 존스·루이스 디아스·모하메드 살라)을 허용한 토트넘은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1-6 대패를 떠오르게 했다. 다행히 전반 40분 케인의 만회골을 시작으로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로메로의 침투 패스를 받아 오른발로 리버풀 골문을 갈랐다. 리그 10호골.

2-3까지 추격한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출전한 히샬리송이 손흥민의 프리킥을 박스에서 머리로 동점골을 만들었다. 극적인 3-3 동점을 이루며 반전을 기대했지만, 불과 1분 후 모우라의 어이없는 실수로 조타에 골을 허용하면서 3-4로 졌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토트넘(승점54)은 리버풀(승점56)에 5위 자리마저 내주고 6위로 내려앉았다.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승점63)와는 더 멀어졌고, 6위 자리도 7위 애스턴 빌라에 골득실에서 앞서 가능했다.

초반 3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토트넘은 공격의 힘으로 가까스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추가시간 아쉬운 수비로 역전패했다. 수비진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최악에 가까웠던 이날 경기뿐만이 아니다.

EPL에서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손흥민도 패배에 고개를 숙였다. 리그 25호골을 터뜨리며 EPL 통산 208골을 찍은 케인은 탄식 후 입을 열었다.

케인은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골이나 내준)초반은 말하기 어려운 출발이었다. 경기 초반 이렇게 무너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시즌 이런 흐름이 처음도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최근 경기내용을 떠올릴 때, 케인이 수비진을 겨냥한 발언이다.

토트넘 수비는 최근 3경기 12골을 내줬다. 케인 말대로 최근 3경기에서 초반에 골을 허용해 어려운 경기를 했다. 1-6 대패한 뉴캐슬전에서는 1분 만에 실점했고, 맨유전에서는 7분 만에 골을 허용한 뒤 가까스로 무승부를 이뤘다. 리버풀을 상대로는 3분 만에 첫 실점 포함 킥오프한 지 20분도 되지 않아 3골을 얻어맞았다. 주축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것도 아닌데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토트넘 입장에서 너무나도 답답하다.

탄식했던 케인은 질타에 이어 자조하는 듯한 발언까지 뱉었다. 케인은 “현 위치(EPL 순위)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승리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현지에서는 계약 만료가 다가오는 케인이 올 여름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을 떠날 것으로 전망한다. 케인은 2024년 여름 토트넘과 계약이 만료된다. 토트넘이 케인과 재계약에 실패하면 2023-24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으로 풀어줘야 한다. 이적료 한 푼 못 챙기는 셈이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11년을 뛰면서 득점왕도 세 차례나 차지했지만, 아직까지 우승 트로피 하나 없다. 최근 와르르 무너진 분위기에 더 크게 실망한 상태다. 케인과 각별한 사이인 전 감독 마우리시오 포체티노는 토트넘이 아닌 첼시 쪽으로 향하고 있다. 케인이 토트넘에 남아야 할 이유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