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시술' 간호조무사 '면허증 위조' 가짜약사...둘 다 제주였다
제주에서 의료 면허가 없는 간호조무사들에게 환자 시술을 맡긴 병원장과 약사 면허증을 위조해 대형약국에 취업한 무면허 약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의료법 위반 및 사기, 공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도내 모 병원장 A씨와 간호조무사 B씨, C씨, 무면허 약사 D씨 등 총 4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도내 남성 전문 비뇨기과 병원장인 A씨는 지난해 간호조무사들에게 심야시간에 방문한 환자들의 시술·처치를 맡긴 혐의를 받고 있다.
원장 A씨의 지시를 받은 간호조무사 2명은 부종 제거와 지혈, 항생제 주사 등 2회에 걸쳐 무면허 의료를 했다.
경찰은 약사 면허증을 위조해 도내 대형약국에 취업한 무면허 약사도 검찰에 송치했다.
무면허 약사 D씨는 약국의 구직광고를 찾아가 “약대를 나왔다”며 위조한 약사 면허증을 제시하고 2020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약 5만회에 걸쳐 의약품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약국은 D씨가 제출한 위조 면허증 사본만 확인하고 채용을 절차를 마무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의료기관이나 약국은 ‘국민건강보험법 시행규칙’에 따라 약사의 정보를 입력하게 돼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무자격자를 걸러낼 수 있었지만 해당 약국은 이 같은 절차를 소홀히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불법 행위가 확인된 의료진의 의료법 위반, 약국과 운영자의 약사법 위반 사실에 대한 행정 조치가 이뤄지도록 관할관청에 통보 조처했다.
강귀봉 제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장은 “무면허 의료행위 등에 대한 지속적인 수사를 통해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각종 의료·안전 사고에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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