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이선균 "'킬링 로맨스', 제한 없이 연기할 수 있어 좋았다"
예측불가한 전개와 장르 혼종으로 관객들을 놀라게 한 '킬링 로맨스'. 배우 이선균에게도 '킬링 로맨스'는 놀라움과 신선함의 연속이었다. 이원석 감독은 tvN '나의 아저씨' 중간 광고 중 이선균의 이가탄 CF를 본 후 이선균에게 '킬링 로맨스' 출연을 제의했고, 이선균은 그렇게 데뷔 후 처음으로 전무후무한 코믹한 캐릭터로 관객들과 만났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 분)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 분)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 분)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 하게 되는 이야기다. '남자사용설명서' '상의원'을 연출한 이원석 감독의 신작이다.
극중 이선균은 꽐라섬의 재벌 조나단 역을 맡았다. 조나단은 꽐라섬으로 휴가를 온 여래(이하늬 분)과 사랑에 빠진다. 결혼한 이후에는 여래를 컨트롤 하며 자신의 곁에 두려 하는 인물이다. 처음에는 거절하려고 했지만, 운명처럼 기꺼이 '킬링 로맨스'의 조나단이 됐다.
"대본을 재미있게 봤는데 '왜 나한테 줬지?'라는 의아함과 궁금함이 있었어요. 거절하려고 했는데 나에게 원하는게 뭔지 궁금해서 미팅을 했어요. 그리고 아카데미 시상식 때 미국에서 (이)하늬를 만났어요. 출연이 결정 안한 상태에서 서로 '진짜 할 거야?'라고 묻고 그랬죠.(웃음) 그냥 운명처럼 받아들여진 것 같아요. 그때까지만 해도 이원석 감독님과 친한 사이는 아니었는데 금방 친해졌어요. 그리고 제가 '남자사용설명서'를 재미있게 봤던 터라 시너지가 있겠구나 싶었어요."
이선균은 장발의 헤어스타일과 콧수염을 붙이고 시종일관 느끼한 발음으로 "잇츠 굿"을 남발한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조나단에게 '적당히'는 없다. 언제나 선을 넘고 과한 설정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연기할 때 현타가 진짜 많이 왔어요. 하하. 머리는 한 달 전부터 붙이고 생활했어요. 가발은 티가 난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조금 부담스럽긴 했는데 오히려 선 없이 막 가는 역할이라 자유로워졌어요. 처음만 힘들지 나중에는 즐겁게 촬영했어요. 서사는 하늬가 잘 끌어가니까 저는 캐릭터 안에서 다양한 걸 막 시도해 보자 싶었죠."
조나단의 테마송은 H.O.T의 '행복'이다. 여래의 마음을 확인할 때, 여래가 자신의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을 때 '행복'을 부르곤 하는데 이는 마치 여래에게 체면을 거는 인상을 준다.
"노래하는 장면들은 재미있었어요. 감독님에게 '행복'을 부르는 이유에 대해 물어보니 유학 갔을 당시 많이 들었던 노래라 위안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서사를 잡은 게 이 노래를 부를 때 정말 위로를 받고 자존감도 회복되는 주문 같은 게 아닐까 싶었죠. 아이러니하게 '행복'이라는 단어가 좋은 말 같지만 누군가를 억압하는 단어 같기도 했고요. '행복하세요'가 공포스럽게 느껴지기도 하잖아요. 그런 점이 흥미로웠어요."
이선균은 가장 재미있게 찍은 촬영과 만족스러운 장면을 불가마신으로 꼽았다. 여래와 범우가 조나단을 불가마에서 태워 죽이기 위해 모종의 작전을 짜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가 담긴 장면이다. '남자사용설명서'의 오정세가 깜짝 출연했다.
"불가마 신은 이틀 정도 촬영했어요. 촬영하면서 잘 맞아 떨어지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오정세 씨가 특별출연해 주면서 좋은 기운을 주셨고 보조출연해 주신 분들도 너무 잘해주셨거든요. 표정만 봐도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영화가 엉뚱하고 낯설고 혼란스럽겠지만 불가마신부터 이 영화에 들어오게 되는 거예요.(웃음)"
이선균은 '킬링 로맨스'는 물론 자신의 캐릭터도 호불호가 강하게 갈리겠지만, 자신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이에 오는 역할들이 변할 것이고 주어지는 것들 중에 파이를 넓혀가며 믿을 주려고 해요. 그렇게 생각하면서 감사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최근 극장가에는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존 윅4' 등 해외 작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한국 영화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 '킬링 로맨스'역시 30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6만 여명이 관람했다. 이선균은 한국 영화와 극장이 상황이 좋지 않지만 배우로서 할 수 있는 일을 해나갈 뿐이다.
"관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영화계가 팬데믹 이후 많이 바뀌었어요. OTT 플랫폼이나 유튜브 콘텐츠가 너무 많아졌잖아요 소비하는 입장에서는 참 좋은 환경이지만 극장 오는 재미가 잊히는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도 유튜브를 많이 보고 지구력이 짧아졌어요. 암전 된 상황에서 펼쳐지는 재미를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시기적으로 아직 개봉하지 못한 한국 영화들이 많아요. 좋은 느낌으로 다가가면 관객들이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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