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논란과 사과 되풀이…반복되는 촬영장 민폐, 이대로 괜찮나

박정선 2023. 5. 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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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을 겪으신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창 청보리 축제 드라마 촬영장에서 겪은 불편 사항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안전한 촬영과 스포일러 유출 방지를 위한 과정에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귀중한 시간을 내어 방문하셨을 분들에게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촬영을 양해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촬영 과정에서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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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을 겪으신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 드립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고창 청보리 축제 드라마 촬영장에서 겪은 불편 사항을 담은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A씨에 따르면 유채꽃밭을 걷던 중 한 촬영 스태프가 ‘촬영 중이라 여기로는 가면 안 된다’며 길을 막았고, 다른 길로 가며 사진을 찍자 ‘사진 찍지 말라’며 소리를 치기도 했다. A씨는 “엄청 넓은 꽃밭인데 촬영 때문에 중간을 다 차지하고 있어 그쪽 방향 땅은 밟아 보지도 못했다. 다 같이 즐기는 축제인데 방문객들은 촬영 눈치만 보고 기분만 상해서 돌아갔다. 시간 쓰고 돈 써서 좋은 추억 만들려고 간 건데 다 망쳤다”고 말했다.


ⓒ데일리안DB

글 속에 등장한 드라마는 아이유, 박보검 주연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는 논란이 되자 곧장 사과에 나섰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안전한 촬영과 스포일러 유출 방지를 위한 과정에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귀중한 시간을 내어 방문하셨을 분들에게 좀 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 촬영을 양해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촬영 과정에서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제작사의 사과에도 대중의 비판은 이어졌다. 드라마나 영화, 예능 촬영 현장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해 논란이 된 것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들어 ‘민폐 촬영’ 사례가 잇따라 나오면서 대중의 거부감이 더욱 심해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해만해도 다섯 건이 넘는 유사한 사례들이 나왔다. 촬영 팀과 시민이 갈등을 겪는 대표적 사례는 ‘소음’과 ‘쓰레기 무단 투기’ 문제다.


이번 ‘폭싹 속았수다’의 논란이 일어나기 불과 며칠 전,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4’가 촬영장 소음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었다. 촬영을 위한 다수의 인원이 한꺼번에 주택가에 몰리면서 소음이 발생했고, 드론 촬영으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에 앞서 지난해 3월 넷플릭스 드라마 ‘마스크걸’ 촬영 팀도 현장에서 쓰레기를 무단으로 투기하고 현장에서 흡연을 하는 것은 물론 늦은 시간까지 촬영하면서 지나치게 소음을 일으키면서 논란이 됐고, SBS 드라마 ‘우리는 오늘부터’ 팀 역시 소음과 스태프들의 담배연기, 거리에 투기된 쓰레기 등으로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했다.


이밖에도 SBS 새 드라마 ‘7인의 탈출’은 소품차를 인도에 주차를 하면서 시민들의 통행을 방해해 논란이 됐고, 조병규의 복귀작으로 주목을 받은 드라마 ‘찌질의 역사’ 촬영 팀도 촬영 현장 주변의 가정집 대문을 차량으로 막으면서 비판을 받았다.


짧은 시간 안에 결과를 내야 하는 드라마, 예능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생길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더구나 외주 스태프들까지 더해지면서 수십명의 인원이 함께 하는 촬영장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것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그 것이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


국내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그 과정에 있어서도 과거의 낡은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더구나 이젠 작품의 결과를 넘어서 출연진이나 제작진, 그리고 촬영 과정에서의 윤리적 문제까지도 평가하는 시대다. 좋은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출연진과 제작진 개개인의 인식 변화도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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