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후 전화위복? 이 투수들의 화려한 부활

양형석 2023. 5. 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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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30일 키움전 1이닝 퍼펙트 투구로 시즌 2승, 롯데 단독 선두 등극

[양형석 기자]

롯데가 8연승을 내달리며 단독 선두로 4월 일정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래리 서튼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3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11안타를 때려내며 5-3으로 재역전승을 거뒀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이던 지난 2010년 6월 이후 무려 13년 만에 8연승을 내달린 롯데는 이날 두산 베어스에게 0-2로 패한 SSG랜더스를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서며 4월 일정을 마쳤다(14승8패).

롯데는 7회말 공격에서 적시 2루타를 때린 잭 렉스가 결승타를 포함해 2안타1타점1득점을 기록했고 안권수와 김민석,전준우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한현희가 4.2이닝7피안타3실점으로 흔들렸지만 4명의 불펜투수가 4.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재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에 입단한 베테랑 우완 김상수는 14경기에서 단 1점만 내주는 호투행진으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새 팀에서 부활한 베테랑 투수들

매년 시즌이 끝나면 각 구단은 선수단 정리를 하면서 여러 선수를 내보낸다. 선수단 규모는 정해져 있고 매년 10명 안팎의 신인 선수들이 입단하기 때문에 노장 선수들이 중심이 되는 선수단 정리는 어쩔 수 없이 이뤄지는 과정이다. 방출된 선수들 중에는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해 원치 않는 은퇴를 하는 선수도 있지만 새로운 팀을 구해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며 전 소속팀을 후회하게 만드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선수가 작년 SSG 통합우승의 주역 노경은이다. 2021 시즌이 끝나고 롯데에서 방출돼 테스트를 받은 끝에 SSG 유니폼을 입은 노경은은 작년 시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41경기에 등판해 12승5패1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3.05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노경은이 기록했던 시즌 12승은 노경은이 두산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하던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올린 개인 최다승 타이기록이었다. 

'방출선수 신화'를 언급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는 두 번의 방출에도 만42세까지 선수생활을 이어갔던 최영필(용인예술과학대학교 감독)이다. 2010년 한화 이글스에서 FA를 신청했다가 미아가 된 최영필은 SK와이번스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고 2013 시즌 SK에서 방출된 후에도 KIA 타이거즈에서 현역생활을 지속했다. 최영필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두 자리 수 홀드를 기록하며 KIA 불펜의 '믿을맨'으로 활약했다.

두산의 스윙맨으로 활약하다가 롯데와 SK를 거쳐 '친정'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김승회 역시 성공적인 선수생활 말년을 보냈다. 2012년 11월에는 홍성흔의 보상선수, 2015년12월에는 윤길현의 보상선수로 지명돼 두 차례 팀을 옮겼던 김승회는 한 시즌 만에 SK에서 방출된 후 프로생활을 시작한 두산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5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김승회는 2019년 두산의 우승멤버로 활약하며 선수생활을 보람차게 마무리했다.

한화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안영명도 은퇴식을 올린 구단은 한화가 아닌 kt 위즈였다. 2020 시즌이 끝나고 한화에서 방출된 안영명은 2020년11월 kt로 이적했고 2021년35경기에 등판해 1패4홀드4.08로 불펜에 힘을 보태며 kt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미포함). 작년 4경기 등판 후 6월에 은퇴를 결정한 안영명은 멘탈코치를 목표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14경기 1실점 호투행진 중인 투수 김상수

야구팬들에게는 kt 내야수 김상수와의 구분을 위해 '투상수'로 불리기도 하는 롯데의 우완 김상수는 지난 2006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2009시즌이 끝나고 있었던 '히어로즈발 초대형 트레이드'에 포함된 김상수는 장원삼의 반대급부로 박성훈과 함께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참고로 당시 트레이드에 포함됐던 7명의 선수들 중 올 시즌까지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는 김상수 뿐이다.

히어로즈 이적 후 주로 불펜 투수로 활약하던 김상수는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2016년 67경기에서 6승5패21홀드4.62의 성적으로 키움의 핵심불펜으로 자리 잡았다. 김세현 트레이드 후 팀 내에 뚜렷한 마무리 투수가 없었던 2017,2018년엔 히어로즈의 뒷문을 책임지며 2년 간 33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김상수는 2019시즌 KBO리그 최초로 40홀드 고지를 밟으며 리그 최고의 불펜투수로 우뚝 섰다.

김상수는 2020 시즌이 끝나고 2+1년 총액 15억5000만원의 조건에 FA계약을 체결하며 SSG의 창단멤버가 됐지만 2021년 4승3패6세이브5홀드5.09에 이어 작년에는 8경기에서 1세이브9.00으로 부진했다. 결국 김상수는 +1년의 옵션을 채우지 못한 채 SSG에서 방출됐고 작년11월 투수 윤명준, 포수 이정훈과 함께 롯데에 입단했다. 사실 롯데 입장에서는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데려온 복권 같은 영입에 가까웠다.

하지만 김상수는 롯데에서 SSG로 이적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던 작년의 노경은처럼 SSG에서 롯데로 이적한 올해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올 시즌 14경기에 등판한 김상수는 10.1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호투행진으로 2승1세이브4홀드0.87이라는 눈부신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김상수는 30일에도 친정팀 키움을 상대로 7회에 등판해 1이닝을 삭제한 후 팀이 역전에 성공하면서 구원승을 따냈다.

롯데는 개막전에서 강속구 유망주 이민석이 팔꿈치 통증으로 강판된 후 수술이 결정되면서 시즌 아웃 되는 등 크고 작은 악재들이 있었다. 하지만 마무리 김원중이 13경기에서 7세이브를 따내며 뒷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고 3년 차 좌완 유망주 김진욱도 10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롯데팬들을 가장 기쁘게 하는 선수는 은퇴 위기에서 롯데 유니폼을 입고 화려하게 부활한 만35세 베테랑 우완 김상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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