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교포 군단’ 아이언헤드
LIV 골프에는 총 12개의 팀이 존재한다. 골프에는 흔치 않은 단체전이 가미돼 1~3라운드 성적을 합산해 개인전처럼 우열을 가린다. 각 팀 4명 중 라운드별로 성적이 가장 좋은 3명의 기록이 매일 더해져 우승팀이 정해진다.
LIV는 단체전 형태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의 큰 차별점으로 여기는 분위기였다. 드라이빙 레인지의 경우 연습 공간을 팀별로 구분 지었고, 각종 인터뷰나 이벤트도 팀끼리 진행하도록 했다. 1라운드 조편성도 같은 팀끼리는 플레이하지 않도록 조정한다.
최종라운드의 피날레인 시상식에서도 단체전 우선 전략이 엿보였다. LIV 골프 싱가포르가 막을 내린 30일 센토사 골프장. 개인전 정상을 밟은 테일러 구치(32·미국)가 먼저 갤러리들의 환호를 받은 뒤 단체전 우승팀 레인지고츠가 나와 샴페인 자축 세리머니를 펼쳤다.
LIV의 대표적인 팀은 ‘4에이시스’와 ‘하이플라이어’다. 4에이시스의 대들보는 더스틴 존슨(39)과 패트릭 리드(33·이상 미국)가 대들보다. 기량이 가장 출중한 선수들이 모여 성적이 제일 뛰어나다. 또, LIV의 선봉장인 필 미켈슨(53·미국)이 주장으로 있는 하이플라이어도 인기가 많다.
LIV에는 아직 한국 국적의 선수들이 없다. 그러나 한국 색깔이 짙은 팀 ‘아이언헤드’가 있다. 주장 케빈 나(40)를 필두로 김시환(35·이상 미국), 대니 리(33·뉴질랜드)가 스캇 빈센트(31·짐바브웨)와 함께 짝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LIV로 이적한 케빈 나가 주축이 돼 후배들을 영입했다.
현장에서 만난 케빈 나는 “LIV와 PGA 투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당연히 단체전이다. 서로 끌어주고 밀어줄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대니 리가 지난달 투손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도 우리 모두 자신이 이긴 것처럼 함께 기뻐했다”며 웃었다.
이어 “짐바브웨 태생의 빈센트는 출신 나라는 다르지만, 아시안 투어에서 오래 뛰어서 거의 아시아인이라고 보면 된다. 한국 음식도 우리만큼 잘 먹는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빈센트는 9언더파를 친 2라운드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이언헤드 동료들과 한식을 많이 먹는다. 우리는 매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아이언헤드 선수들은 연습일 때부터 함께 모여 감각을 조율했다. 연습 그린에서 둘 셋 이상이 뭉친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또, 빈센트가 최종라운드 막판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자 나머지 선수들이 빈센트를 기다리며 응원하기도 했다.
LIV는 타이거 우즈(48·미국),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와 같은 세계적인 스타들이 버티는 PGA 투어와 맞서야 한다. 아직 이름값 측면에선 밀리는 점이 많은 것이 사실. 이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팬들이 새롭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단체전의 성격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케빈 나는 “다른 투어에선 내가 못하면 그것으로 그만이지만, 여기에선 단체전이 있어서 끝까지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동료들끼리 의지하고 응원하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센토사(싱가포르)=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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