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가 뇌전증 증상 목격 삼촌인척' 병역면탈자 집행유예

병역면탈을 위해 뇌전증을 거짓으로 꾸미고 브로커를 증상을 목격한 외삼촌인 양 의사에게 말한 남성에게 법원이 집행유예형을 선고했다. 범행에 가담한 병역브로커는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 중이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김윤희 판사는 지난달 26일 병역법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씨(30·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약 10년간 병역이행일자를 미뤄온 A씨는 2021년 10월께 병역브로커 구모씨(47)에게 계약금 1800만원을 건네고 구씨의 지시에 따라 뇌전증을 가장해 병역을 면탈받고자 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1년 10월께 뇌전증 증상이 없었음에도 서울 강동구에 위치한 A대학병원에서 의사에게 "3년 전부터 의식을 잃었던 증상이 있어 내원했고 이번 주 월요일에 휴대폰 게임을 하다 3분동안 기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구씨를 외삼촌인 양 이야기 하며 "(쓰러진) 당시 외삼촌이 옆에서 목격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에도 같은 의사에게 뇌전증인 척 행세해 지난해 1월 '뇌전증' 병명이 적힌 병무용 진단서를 받은 후 같은 해 3월 재신체 검사대상인 7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에도 계속 뇌전증 약을 처방받는 등 뇌전증을 거짓으로 꾸며 치료를 받고 있다는 의무기록지를 받아 병무청에 제출해 결국 지난해 12월 보충역인 4급 판정을 받았다.

김 판사는 "국방의 의무를 면탈하고자 한 것으로서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피고인이 초범인 점,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있는 점 등을 양형에 참작했다.

또, 김 판사는 "이후 (A씨가) 입대해 성실하게 병역의무를 이행할 것을 다짐하고 있고, 재검사 등을 통해 병역의무를 이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도 덧붙였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