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라스트 스텝?’ 파월의 입 열린다 [3분 미국주식]
4일 연준 금리 발표, 파월 기자회견
어닝시즌 계속…5일 애플 실적 발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고 ‘버티기’에 들어갈까.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률과 긴축 방향을 결정한다. 시장은 이미 1년을 넘긴 고금리 국면에서 당장 눈앞의 인상률보다 앞으로의 긴축 기조에 주목하고 있다.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시작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과 세계 시가총액 1위 애플을 포함한 기업별 실적이 5월 첫째 주 장세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이미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 비롯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들어와 있다. 연준은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FOMC 정례회의에서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아 현행 기준금리를 4.75~5.00%로 끌어올렸다.
연준은 이제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는 2일부터 이틀간 FOMC 5월 정례회의를 진행한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발표한다. 이어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금리 결정의 배경과 앞으로의 긴축 기조를 설명하게 된다. 연준의 성명과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은 모두 한국시간으로 오는 4일 새벽으로 예정돼 있다.
시장은 베이비스텝을 우세하게 전망하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차기 연준 금리 인상률 전망치에서 1일(한국시간) 오전 7시20분 현재 베이비스텝은 78.9%의 지지를 받고 있다. 금리 동결 전망 비율은 21.1%다.
연준이 FOMC 5월 정례회의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베이비스텝을 밟으면 기준금리는 5.00~5.25%로 올라간다. 하단까지 5%대에 진입하게 된다. 이 경우 한·미 금리차는 1.5~1.75% 포인트로 벌어진다. 한국은행의 현행 기준금리는 3.50%다.
시장이 연준의 5월 금리보다 더 주목하는 것은 6월 이후의 긴축 기조다.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가 추가로 올라가지 않고 당분간 유지된 뒤 연말이면 내려갈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CME 페드워치의 전망치를 월별로 보면 ▲6월 동결(63.6%) ▲7월 동결(51.4%) ▲9월 동결(37.9%) ▲10~11월 0.25% 포인트 인하(37.8%) ▲12월 0.25% 포인트 인하(37.4%)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 시장의 전망대로면 연말 기준금리는 4.50~4.75%까지 내려가게 된다.
다만 CME 페드워치 전망치는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의 기대치일 뿐 연준의 판단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다. 월스트리트 일각에서는 파월 의장의 지난 3월 예고처럼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나온다.
더욱이 올해 뉴욕증시는 현행 기준금리보다 연준의 향후 긴축 기조, 경기 침체 가능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결국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뉴욕증시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을 포함한 FOMC 구성원들은 열흘여 전부터 공개 발언을 삼가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갔다.
이번 주 뉴욕증시에서 FOMC 5월 정례회의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못지않게 중요한 또 하나의 순간은 애플의 회계연도 기준 2분기 실적을 확인할 오는 5일 오전 5시30분이다. 미국 나스닥거래소 마감 30분 뒤 애플의 분기 실적이 공개된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주당순이익(EPS)을 1.43~1.47달러, 매출을 929억4000만~929억8000만 달러 사이로 전망하고 있다. 애플의 EPS는 직전인 지난 1분기에 1.88달러,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에 1.52달러였다.
올해 ‘어닝시즌’에서 실적만큼 중요한 건 앞으로의 성장성이다. 앞서 미국 하드·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6일 나스닥거래소를 마감한 뒤 회계연도 기준 2023년 3분기 호실적을 발표했고, 인공지능(AI)에 대한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혀 주가를 끌어올렸다.
애플의 경우 개인용 컴퓨터(PC) 출하량 급감을 이미 예고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 자국 시장조사업체 인터내셔널데이터코퍼레이션(IDC) 자료를 인용해 “애플의 PC 출하량이 1년 전보다 40.5%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주력 상품군인 스마트폰 출하량은 3% 늘어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싱가포르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1분기(1~3월) 스마트폰 보고서에서 “세계 출하량이 12% 감소했지만 애플은 3%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은 21%로 추정된다.
미국 커피 브랜드 스타벅스는 오는 3일 나스닥거래소 마감 직후인 오전 5시5분 회계연도 기준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스타벅스의 EPS를 0.64~0.65달러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EPS는 지난 1분기 0.75달러, 지난해 2분기 0.59달러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잭스 에퀴티 리서치는 지난 29일 스타벅스에 대해 “북미에서 강한 확장과 디지털화의 성과가 분기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면서도 “고물가 압력과 임금 상승은 순이익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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