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 성과]핵 포함 개념으로 바뀐 '한미상호방위조약'
양 정부간 '핵 공유' 인식차에 따른 논란도 발생
尹 "효력 바뀔 문제 아냐… 미래세대 온전한 유산"
5박 7일간의 국빈 방미에서의 가장 큰 의미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핵이 포함된 상호방위 개념으로 업그레이드한 대목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서 거둬들인 경제안보, 기술혁신, 글로벌 현안, 문화·인적교류 역시 굳건한 군사·안보 협력 하에 이뤄졌다. 다만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정상 간 별도 선언인 '워싱턴 선언'으로 문서화함으로써 최고 수준의 의지를 결집했다"는 대통령실의 설명과 달리 정치적 해석에 따른 논란이 없던 것은 아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에 공감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 정권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번갈아 내놓으며 새로운 확장억제 시스템을 작동하기 위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 공격 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하여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해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양국 간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했다는 얘기다.
한미 양국의 새로운 확장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한 '핵협의그룹(NCG)' 창설은 공식화됐다. 북한 위협에 대응해 핵과 전략무기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한 공동작전을 함께 기획·실행하기 위한 방안이다. 분기별로 1년에 4번씩 열어 한미 간 핵 관련 논의를 특화한다는 세부 방침도 공개했다.
한반도에 전술핵과 같은 핵자산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수준의 미국의 핵자산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돼 다른 수준의 핵공유가 이뤄질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당장 몇 주 내에 한반도에 전개될 핵잠수함이나, 한반도 인근에 미국이 수시로 전략자산을 이동시키고 배치하게 될 것"이라며 "핵잠수함은 거의 정기적으로 그리고 아주 자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계획이 지금 합치돼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서는 "핵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도상 시뮬레이션 훈련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 역시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며 "확장억제(강화)는 우리가 어떤 행동을 취하든 더 많은 협의를 진행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핵공유'에 대한 해석차에서 오는 논란도 있었다.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이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핵공유라고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면서다. 케이건 국장은 "핵공유에 대한 정의는 핵무기의 통제(control of weapons)와 관련됐다"며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핵협의그룹 창설'을 골자로 만들어진 '워싱턴 선언'에 대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직접 진화에 나섰다. 미 행정부의 의무와 함께 한국 정부도 독자 핵 개발을 하지 않고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존중하겠다는 의무가 담겨 있다는 얘기로 "정부 담당자가 바뀐다고 해서 효력이 바뀔 문제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30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과 한국의 동맹은 국경 공유가 아닌, 공통 신념에서 태어났다"며 "민주주의, 자유, 안보다. 무엇보다 자유"라는 글을 올렸다. 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장면을 담은 1분 42초짜리 동영상도 함께 올렸고, 영상 속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내레이션도 포함돼 있다. 한미동맹을 강조하는 문구로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해 "미래세대에 온전히 넘겨야 할 값진 유산"이라고 적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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